진퇴양난에 빠진 '친박근혜' 의원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3.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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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계 의원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친박(親박근혜) 의원들의 공천 탈락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손을 쓰기에는 시간이 없는 게 문제다. 현재로선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카드로 친이(親이명박)계를 압박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 7일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10일 열리는 이만의 환경장관 인사청문회에도 불참했다.



현재 공천 탈락한 현역의원은 모두 11명. 이중 친박계가 6명(이진구 문희 배일도 한선교 이규택 송영선)이다. 전체 한나라당 의원 128명 중 친박 의원이 25~26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친박 의원 탈락 비율이 현저히 높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1일 영남 지역 심사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라면 영남권 친박 의원들의 탈락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친박 의원은 "피를 말리는 것 같다"고 했고 부산의 한 의원은 "살생부가 공공연하게 떠돈다.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고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탈락한 친박 의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 이규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표적공천"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재심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탈당 카드도 꺼내들었다.

송영선 의원도 "친박의 무소속 연대, 이것은 하나의 방법론의 문제"라며 "국가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게 가장 현명한 것인지 고민하고 거기에 따라서 행동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에 따른 친박 의원들의 '찬밥신세'는 이미 예견된 거란 체념적 시각도 있다. 억울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

엄 의원은 "공천 칼질을 하더라도 친박계에서 집단적인 의사 표시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천 심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목은 영남권 공천 결과에 쏠린다. 박 전 대표가 "영남 발표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힌 만큼 영남 공천 결과는 한나라당 공천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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