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한달 남긴 시점, 통합민주당 핵심의원의 넋두리다. 여기에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기대가 함께 담겨 있다.
대선이 끝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대세는 변함없다. 한나라당이 어느 정도의 승리를 거둘 지가 관심사일 뿐 승패는 이미 정해졌다는 얘기다.
◇안정론 vs 견제론 = 현재로선 한나라당의 '안정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만 해도 50%를 넘나든다.
이에 맞서는 야당의 논리는 '견제론'. 중앙 정부, 지방정부, 지방 의회를 장악한 한나라당에게 의회 권력까지 줄 수는 없다는 것. 이명박 정부의 인사 파동 등 악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도 '견제론'에 힘을 더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수도권에 출마한 민주당의 한 인사는 "민심이 대선때와 비교할 때 달라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의미있는 변화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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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한 인사도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철회가 곧바로 야당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측이 '시간 부족'에 안타까워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형 변수 돌파 변수 = 총선까지 남은 한달동안 각 정당이 넘어야 할 산은 적잖다. 이미 알려진 정치 사회적 대형 이슈만 해도 그렇다.
대표적인 게 '삼성 특검'. 대형 이슈인 만큼 후폭풍을 예상키 어려운 게 문제다. 아직 정치권은 조용하다.
사전 탐색 단계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건 한판 격돌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새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삼성 떡값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공천 후유증 역시 대형 변수다. 과거에 비해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더딘 상황이어서 후유증을 수습할 시간이 없는 것도 고민 지점이다. 자칫 계파간 격돌 등이 불거지면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자체가 변수란 얘기도 나온다. 그간 모든 선거의 핵심 주제였던 '노무현'이 사라진 대신 그 자리를 '이명박'이 대체하는 첫 선거라는 의미다.
◇'실수'가 최소 20석을 좌우 = 한나라당 당직자는 총선 변수로 '작은 실수'를 꼽았다. 그는 "야구에서 막판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작은 에러(실책)"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 총선때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예로 들었다. '작은 실수'는 마음을 돌리고 싶은 유권자들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나라당 다른 관계자도 "인사 파동, 영어 교육 논란 등으로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선거가 가까운 시점 작은 실수가 터지면 회복 불가능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수도권, 자유선진당은 충청권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진보정당의 힘이 지난 총선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도 하나의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