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금리 사정권..'물가'주목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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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체크포인트]

현실로 눈앞에 다가선 '경기침체(Recession)'앞에서 다우지수는 지난주말 1만2000선을 힘없이 내줬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경기침체'는 사후적으로 선언되겠지만, 지난주말을 고비로 현재 미국경제가 침체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곧 증시침체와 동일시 되는 것은 아니다. 침체장속에서도 '베어랠리(Bear Rally)'는 반복되고 침체의 끝자락에서 금융장세는 시작된다. 경기방어 종목의 어닝서프라이즈와 함께 저금리 기조 강화는 베어랠리와 금융장세의 필수여건이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8일로 다가오면서 미 증시는 다시한번 '금리인하'의 사정권 내에 들어왔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지난달 6만3000개 감소, 2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서는 18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 2.25%로 낮출 가능성이 96%로 높아졌다.
美 증시, 금리 사정권..'물가'주목


이번주 발표될 경기지표들은 '양날의 칼'이다.
지표가 심각하게 악화될 경우 0.7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확고해지는 반면 침체에 대한 공포가 투자심리에 가져올 중압감도 비례해서 높아질수 밖에 없다.

가장 눈여겨볼 지표는 13일의 2월 소매판매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의 현주소를 가늠해볼수 있는 지표이다. 월가의 전망대로 전달과 마찬가지로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일단은 '중립'지표가 될 수 있다. 같은날 신규 실업수당 청구, 2월 수입물가도 발표된다.



연준이 금리결정을 앞두고 예의 주시하는 지표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는 14일 발표된다.
지난주 금요일인 7일 연준 고위 인사들은 일제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엄포'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면 공격적인 금리인하의 폭은 상당히 줄어들수 밖에 없다.
지난달 근원CPI는 0.2% 상승, 전달의 0.3%보다 안정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상품랠리는 지난주말 최고조에 달한뒤 장 막판에 다소 반락했고, 달러 역시 최저치를 기록한후 소폭 반등한채 마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술적 반발'이 지속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미 연준은 또한번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고민하고 있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주 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보다 물가'라는 확실한 입장을 밝힌 터이다. 미국경기는 '침체'로 빠져들고 있고, 물가 역시 심상치 않다면 달러가 반등할 여지는 별로 없다. 달러의 대체 투자대상인 상품이나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실물부문의 수요측면을 떠나 시장의 수급에 의해 뒷받침될수 밖에 없어 보인다.

기업체들의 실적발표는 10일에 몰려였다.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주당 46센트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 블랙스톤 그룹도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종합 신발 체인점 푸트록커의 실적은 유통경기를 가늠해볼만하다.


무엇보다 10일 개장과 더불어 손버그의 주가 움직임이 주목된다. 손버그는 지난주 금요일 골드만삭스 등 3개 금융사로부터 1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손버그 칼라일 등이 최종 파산에 이를지, 또다시 '마진콜'을 감당하지 못해 '디폴트'상태에 빠지는 금융회사가 나올지...주초부터 미국 증시는 살얼음을 걸을수 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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