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STX, 벌크선 수주 '짭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3.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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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LNG선에 승부

현대중공업 (194,500원 ▼3,800 -1.92%)STX조선 (0원 %)이 올들어 다시 벌크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철광석, 석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만드는 것보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리베리아 소재 선주로부터 18만톤급 케이프 사이즈 벌크선 8척을 수주했다. 척당 가격은 1억 달러다. 지난해 초 7500만~8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18만톤급 벌크선 가격이 1억 달러대로 치솟자 재차 수주에 나선 것.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18만톤급 벌크선을 19척(현대삼호중공업 건조분 포함) 수주했으며 평균 수주금액은 8500만 달러였다. 1만 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로 수주했던 현대중공업이 오랫만에 벌크선을 수주했을 정도로 당시에도 벌크선 가격은 사상최고치였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벌크선 가격이 올들어 더 올랐기 때문에 초대형 컨테이너선보다 척당 마진이 좋은 벌크선을 짓기로 했다"며 "당분간 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벌크선을 계속 수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까지는 벌크선을 짓지 않고 중형 컨테이너선과 PC선(화학제품 운반선)에 집중했던 STX조선은 지난해 18.1만톤급 케이프사이즈 선박을 22척(19억 2000만 달러어치)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도 4척을 계약했다.

지난해 척당 가격은 평균 1억 달러를 밑돌았지만 올해에는 척당 1억1000만 달러를 받았다. STX 관계자는 "지난해 1월말 척당 7500만 달러에 계약했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50% 가까이 오른 가격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벌크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원자재 운임을 나타내는 BDI지수가 최근 다시 8000대로 오르는 등 해운시황이 견조하기 때문이다. 한때 1만을 넘었던 BDI 지수는 올들어 5615까지 급락했으나 지난 5일 8162, 6일 8403, 7일 8536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BDI지수의 강세는 원자재의 운송 물량이 벌크선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선주들이 높은 가격을 주고 중고벌크선을 구매하거나 벌크선 신조선을 주문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이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고 있는 것도 벌크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STX조선 등과 달리 삼성중공업 (10,920원 ▲290 +2.73%)대우조선해양 (32,650원 ▼100 -0.31%)은 벌크선 보다는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고유가로 유전개발이 확대되고 대체재인 LNG의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양플랜트와 LNG선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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