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만2000선 붕괴의 의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3.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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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 침체 진단의 심리적 지지선…"당분간 증시하락 지속"

'고용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진단이 내려짐과 동시에 다우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2000선 마저 내주고 말았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2%(146.70포인트) 떨어진 1만1893.69를 기록했다. 2006년 10월 11일 이후 최저치다. 다우지수는 이틀간 361.30포인트나 빠지며, 시장의 우려가 얼마나 큰 지를 반영했다.



S&P500지수도 전날보다 0.84%(10.97포인트) 떨어진 1293.37로 장을 마치며, 1200대로 주저 앉았다.

다우지수가 1만2000선을 하회한 것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다.



마켓워치는 시황 제목을 "'R'(recession, 경기침체)이란 단어가 모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R' word on everybody's lips)고 정하며, 현실화된 경기침체 우려가 다우지수를 1만2000선 이하로 끌어내렸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이날 시황에는 '고용 충격' 이외에도 손버그, 칼라일 등 금융회사에 대한 마진콜 확대와 금융회사 파산 가능성 등도 함께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1만2000선 붕괴에는 무엇보다 경기침체 현실화에 대한 공포가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 "미국 경제의 모든 경고등에 빨간불이 켜졌다"면서 "미국 경제는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으며, 지금 시점에서 이를 부인할 수 있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진단했다.

JP모간체이스의 토마스 리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 경제가 지난 1월부터 이미 단기 침체를 겪어 왔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조용하던 부시 행정부마저 2개월 연속 비농업부문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자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인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은행들을 돕기 위해 이달에만 은행 시스템에 200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침체 우려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를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그러나 2월 고용 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주요 연구소들과 투자은행들도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0.4%와 -0.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이번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 침체가 확실시 됨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급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권의 대규모 추가 상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당분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이제 경기 침체가 이전보다 확실해진 이상 당분간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보다 안전한 자산인 미국 재무부 채권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이날 10년만기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1%p 급락한 3.534%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도 약달러를 부추겨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경제에 큰 짐이 될 전망이다.



약달러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대체 투자를 유발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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