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용민 기자
이는 지난 11월 29일 열린 제3회 '한국CEO그랑프리'의 건설부문 수상자인 이종수(59) 현대건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통의 명가'인 현대건설을 부활시킨 최고경영자(CEO)다. 30여년 직장생활을 거쳐 CEO가 된 그에게 직장생활에 필요한 지혜에 관해 들어봤다.
# '아부'의 정의
"보통 아부는 상사한테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한계를 가진 생각입니다. 상사 뿐 아니라 동료와 부하들에게도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보통 처세술이라 하면 다소 경박한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원만한 성격과 좋은 인간관계는 업무처리 능력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일을 잘 하지만, 다른 이와 자주 충돌하는 사람은 '겸손하지 못한 것'이라고 이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만약 성격이 매우 급한 상사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 상사의 성격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입니다. 아무리 열을 내봐야 그 상사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상사에게 맞춰 일을 빨리빨리 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지요. 원만한 관계는 자신을 죽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물처럼 깨끗하고 겸손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부서를 돌아봐야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간부사원이 됐을 때, 결정의 폭이 넓어지고 실수도 줄어듭니다. 타부서와 협조할 일이 있을 때, 상대방의 입장도 배려할 수 있게 되지요. 물론 익숙해진 업무가 바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하지만 보통 한 곳에서 일을 잘 하는 사람은 다른 부서에서도 잘 적응합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럴 수 있어야 경영자로 도약할 기본 자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승진 탈락
사원에서 부서장과 임원을 거쳐 CEO까지 오른 만큼, 이 사장에게 별다른 좌절의 순간은 없었을 것 같았다. "아닙니다. 저도 과·차장 시절에 승진에서 3번이나 누락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결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하면서 저 자신을 더 성숙시키며 실력을 닦았습니다."
인맥관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사람을 대할 땐, 무엇보다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정성을 다하면, 비록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도 좋은 인상이 계속 유지됩니다. 또 어려울 때 감동을 주면 그 관계는 오래갑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지인들의 경조사에는 아무리 일이 바쁜 상황에서도 늦은 시간이라도 꼭 찾아가보고 위로해줍니다."
# 재테크
그는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사장이다. 당연히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재테크에도 일가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저는 돈이란 '자기의 복에 달린 것'이라고 봅니다. 많으면 좋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많이 벌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고, 노력을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돈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재테크 쪽엔 별다른 재주가 없어요. 재테크에 관심을 두지 않는 대신 일을 열심히 했더니, 사장이 돼서 결국 월급을 많이 받게 된 경우이지요. 직장인에게 '일에서 성공이냐, 재테크냐'의 선택은 인생의 무게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사장은 끝으로 직장인들에게 '창조적 열정'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국내 기업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해외의 유수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이런 글로벌 기업환경 하에서는 어학이나 전문지식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매일같이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전력투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창조적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이상을 발휘하는 전혀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