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쇼크, 한나라 '공천물갈이' 촉매될까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03.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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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 위기감 확산...영남등 대폭 물갈이 주장확산

공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한나라당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통합민주당의 '공천혁명'이란 난데없는 외풍에 직면한 때문이다. 민주당의 개혁공천을 평가절하하는 등 애써 담담한 표정이지만 속내는 당혹스러움 그 자체다.

한나라당의 고민은 영남권 공천 결과 발표가 시시각각 임박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개혁공천'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는 지역이자 당내 공천 갈등의 '뇌관'으로 불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누리고 있는 공천개혁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큰 폭의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 민주 공천혁명에 속타는 한나라= 한나라당 지도부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쩍 '개혁공천'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계파간 민감한 이해관계 탓에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개혁'이란 말을 가급적 삼갔던 모습과는 달랐다.



강재섭 대표는 "평소에 개혁공천을 위해 몸부림쳐 온 한나라당은 이미 금고 이상 형을 받은 분들은 아예 (공천) 신청도 못 받게 했다"며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벤치마킹해서 따라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천 개혁을 '한나라당 따라하기'로 폄하한 것이다.

민주당에만 온통 집중되고 있는 여론을 의식한 발언도 뒤따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나서 '선별구제'한다고 저항하고 있는 데 그건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한나라당은 계파 이익을 떠나서 개혁적 공천을 하면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공천혁명으로까지 비쳐지는 민주당의 움직임이 잇따라 사단을 낳고 있는 한나라당 공천과는 뚜렷이 대비된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 공심위, 영남권 대폭 물갈이하나 = 이런 가운데 당 안팎의 이목은 온통 영남권의 물갈이폭에 쏠린다. 당내에선 일단 '계파 나눠먹기식' 구태 공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많은 힘이 실리고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만이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남 지역에서는 '공심위발 칼바람'이 곧 불어닥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도 퍼져가고 있다고 한다. 'TK 지역의 OOO 현역 의원이 공천을 못 받는다더라', '고령인 친박 OOO 의원과, 친이 OOO 의원이 탈락했다'는 등의 소문으로 당사자들의 초조함도 극에 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측근 의원들과 극비 회동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물갈이' 기류에 힘을 싣는다. 이 대통령은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을 최근 청와대로 불러 총선 관련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총선 대승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당내 분위기를 보고받고 모종의 액션을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물갈이'가 시늉내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고령·다선 의원들을 소폭 교체 대상으로 삼는 대신 '친박-친이'간 계파 안배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는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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