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단위와 셈법

성상현 동국대 교수 2008.03.1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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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칼럼]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아침에 차를 몰고 출근할지 전철을 이용할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차를 가지고 가면 돈은 더 들지만 편하게 혼자만의 공간에서 자유를 즐길 수 있다. 전철을 타면 서서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돈도 아끼고 책도 읽고 퇴근길에 한 잔 하기도 편하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니 요즘은 기름값과 전철비를 재보기보다는 기름을 태우며 공기를 더럽히는 값어치를 하며 사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길거리에서 시커먼 매연을 품는 차를 보면 도대체 무엇을 실어 나르고 있는지 한 번 더 살펴보게 된다. 그만한 값이 나가는 것을 운송 중인지 보는 것이다.



허접한 물건을 싣고서 매연을 품어대고 있으면 공기 더럽힌 값을 못하는 것이다. 운전자야 뭔가 남는다고 판단했으니까 실어 나르고 있겠지만 정작 공해로 인한 폐해는 남에게 돌아가고 운송비용의 일부를 사회가 치르는 셈이 된다. 명백한 불공정거래이고 수익자 부담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세금이 이를 보완하는 장치겠지만 과세는 매연배출량에 비례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손익 판단 단위는 사람인 이상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소비도 투자도 공부도 그렇다. 남의 과소비를 나무라면서 자신은 편안한 소비를 과하게 즐긴다. 나홀로 차량으로 교통난이 심하다면서 나는 자가용이 편하다. 투기근절을 말하면서 나에게는 부동산이 투자대상이다. 사교육이 아이들을 잡는다고 개탄하면서 내 아이는 어떻게든 명문학교에 보내야한다.



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기적인 행위를 하게 마련이다. 사회적 최적이 아니라 부분 최적을 추구한다. 장기적인 관점보다 단기적인 관점을 갖는다. 남이나 후손이 누릴 것을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자기이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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