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덜 떨어지나" 대형주 이상한 경쟁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3.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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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덜 빠져 시총 4위 등극..한전.국민銀 하락세 뚜렷

변동성 확대와 개별 기업별 악재 등으로 시가총액 상위를 점하는 코스피 대형주들간에 독특한 주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의 내용은 더 오르느냐보다 덜 떨어지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뒤로 뛰긴 하지만 넘어지지 않기 경쟁 쯤으로도 비친다.

이 같은 경쟁의 대표적인 승자는 신한지주다. 6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신한지주는 시가총액 19조6515억원으로 4위로 올라섰다. 2.8%나 떨어지며 시가총액 20조원대에서 19조원대로 내려앉은 한국전력 (20,100원 ▼1,850 -8.43%)을 500억 ~ 600억원 가량 앞서고 있다. 금융업종에서 국민은행에도 뒤지던 신한지주가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지주 (55,800원 ▲300 +0.54%)는 지난달 11일 국민은행을 제치고 처음으로 금융주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바 있고 지난달 25일부터는 줄곧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달리던 기세를 몰아 한전까지 제친 것.

하지만 사정을 뜯어보면 상승을 통한 쟁취가 아니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1%대의 하락세가 지속돼 왔다. 이날 강보합권에 머물고는 있지만 상승세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물론 시총 순위 경쟁사인 한전의 추락은 이보다 더 완연하다. 한전은 이날 2.7% 하락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달 28일 이후 15% 가량 주가가 빠졌다. 국민은행도 6일 0.3% 오르고는 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1 ~ 2%대 하락세가 지속돼 왔다. 하락세를 1%대로 막은 신한지주와 달리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3일 연속 2.3 ~ 2.8% 떨어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신한지주의 상대적 수성은 조흥은행에 이어 LG카드(현재 신한카드) 인수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신한지주는 신한은행보다 많은 배당금을 신한카드로부터 거두며 알짜 카드사업의 수혜를 입고 있고 은행(신한은행)-증권(굿모닝신한증권)-보험(신한생명 등)-카드(신한카드) 등으로 이루어진 금융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JP모간은 성공적으로 인수한 LG카드(현재 신한카드)의 수익성이 신한지주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는 이달말 지주사 예비인가 신청 방침을 밝히며 뒤늦게 시동을 건 국민은행 (0원 %)에 비해 앞서가는 원인이기도 하다.


한전의 뒷걸음질은 정부가 출범 초기 발등의 불로 떨어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전기요금 인하를 7월에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 대우증권은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작년 4분기 실적 쇼크에 이어 올 1분기도 부진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주택용 전기요금 인하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평균 전기요금 인하는 아닐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한국증권 등)도 있지만 하락 추세를 돌리기는 역부족이다.

한편 이 같은 타사의 제자리 달리기나 뒷걸음질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가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곳도 있다. LG전자 (110,900원 ▲800 +0.73%)와 LG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지난 5일 6.2% 상승 등 사흘째 오른 것을 비롯해 양사는 나란히 상승세를 기록해 7 ~ 8위에 올라 있다. 대우증권은 LG전자가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및 디스플레이 부문의 빠른 턴어라운드로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LCD관련 업체의 주가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 (11,100원 ▼400 -3.48%))가 신흥시장 수요 확대 등에 따른 LCD 경기 호전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한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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