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공천 진통…민주당 다 태울라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3.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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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현실론vs공심위 원칙론, 이틀째 팽팽

"이러다 그나마 있는 초가삼간이라도 태우면…"(민주당 관계자)

공천 기준을 둘러싼 통합민주당의 진통이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채 또 하루를 넘기고 있다.

지난 4일 12시간여 기다림끝에 합의 도출에 실패한 양측은 5일에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여전함을 확인한 것 외에 성과가 없었다.
▲5일 오후, 박경철 민주당 공천심사위원(가운데 정면)▲5일 오후, 박경철 민주당 공천심사위원(가운데 정면)


지도부는 비리부정 전력자를 배제하되 구제 사유가 명백한 일부 정치자금 관련자에 대해선 예외 규정을 두자는 현실론을 버리지 않았다.



공심위 또한 "1%의 배제 대상을 구제하려고 99% 공천을 진행할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며 예외 없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공심위를 지킬 것"이라고 했지만 "감동을 주려다 억울한 희생자가 생기면 공천의 정당성에 흠이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의의 피해자는 없어야한다"며 "99마리 양을 놔두고 1마리 양을 찾는 것이 목자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경우는 개별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최고위에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경철 공심위 홍보간사는 오후 브리핑에서 "한 마리 억울한 양이 있을 수 있다는 데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한다"며 "하지만 '대의멸친'(大義滅親)의 관점이다, 큰 뜻을 위해서는 가족까지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각오가 여기(원칙에) 담겨있는 함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민주당 공천 기준 논란은 '치킨게임'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마주달리는 자동차처럼 어느 한 쪽이 막판에 핸들을 꺾지 않으면 양쪽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단 얘기다.


이와 관련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는 오후 5시 당사에서 회의를 열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지도부에서 새로운 타협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 박 위원장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원칙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공천 기준 결정이 또 하루를 넘길 경우 공천작업이 물리적인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과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 여론에도 부정적이란 점을 양쪽 모두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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