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 유통 막은 한미약품 관리시스템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3.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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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署·한미약품 공조...유통 직전 가짜약 제조일당 검거

한미약품의 약품 유통관리시스템이 가짜약의 대규모 유통사태을 막았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진경찰서는 지난 3일 한미약품 (31,150원 ▼600 -1.89%)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정’의 가짜약을 제조한 일당을 가짜약 유통직전에 검거했다. 이들은 약 4억9000만원 상당(500정 들이 약 2400통 분량)의 가짜 아모디핀을 유통하려 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약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지난해 5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약품으로 국내에는 약 50여만명의 고혈압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가짜약 조직 검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한미약품 유통관리 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제보였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은 제약회사는 약을 만들어 도매상에 공급하고, 도매상이 이 약품을 병원ㆍ약국에 공급하는 이원화된 유통구조로 돼 있다. 법규상 제약회사는 100병상 이하 규모의 병원ㆍ일반 약국과 직거래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600개 정도의 의약품도매회사가 있다. 제약회사에서 도매상으로 넘겨진 의약품들은 도매상간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일부 의약품의 경우, 도매상 사이에 헐값에 거래되기도 하는데, 이른바 덤핑이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약값이 출렁대기도 한다.

한미약품은 이런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몇년 전부터 약품의 유통을 철저하게 관리해 왔다. 제품이 어디에서 얼만큼 그리고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일부 도매상들이 한미약품이 도매상간의 자율 거래를 막는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아모디핀의 경우 직거래 비율이 높아 도매로 유통되는 약품에 대한 관리가 용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짜약은 만든 일당은 일부 도매상에 아모디핀을 덤핑으로 넘기겠다고 접근했다. 일부 도매상은 이 덤핑 제의를 이상하게 여겼다. 평상시 거래되던 아모디핀의 가격에 비해 턱없이 쌌기 때문이다. 이들 도매상은 한미약품에 정상적인 제품인지 문의를 했고, 한미약품은 이 제품들이 정상적인 제품이 아니라고 답했고, 즉시 경찰에 제보했다.

광진경찰서는 한미약품의 협조아래 수사에 착수한지 10여일 만에 피의자들을 검거, 가짜 아모디핀 완제품 600여개 낱알약 약 90만개, 라벨 400여장, 라벨제작필름 등 가짜제품과 관련한 원료까지 유통 직전 모두 압수했다.

한미약품 유통관리 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제보로 가짜약이 유통돼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를 가까스로 막은 셈이다.

한편, 그동안 가짜약을 제조해 유통하려던 사례는 몇 차례 있었다.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화이자), 고혈압치료제인 ‘노바스크’(화이자), ‘자니딥정’(엘지생명과학) 등의 가짜약이 제조된 적이 있으며 시중에 유통되기도 했다. 가짜약이 유통되기 전에 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짜약 유통 막은 한미약품 관리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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