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자회사 돈줄 노릇..공격 앞으로

더벨 이현중 기자 2008.03.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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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은행분석]④우리금융 정부소유 태생적 한계..지주사 맞어?

이 기사는 03월13일(12: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초 회사채 시장에 '신한금융지주 효과'라는 말이 유행했다. 신한지주 (48,150원 ▲1,000 +2.12%)가 워낙 대규모로 자금조달에 나서는 바람에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띤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컫는 말이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006년 2조원, 지난해 3조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중 만기도래를 제외하면 각각 1조원과 2조8200억원이 순발행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대표적인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 (11,900원 0.0%)은 딴판이다. 2006년엔 3000억원을 순상환했고 지난해엔 7700억원을 발행했지만 이중 5000억원은 차환용으로 순발행은 2700억원에 그친다.



올해 역시 양상은 비슷하다. 신한금융지주는 올들어 6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중 2600억원이 순발행으로 12일 현재 미상환 잔액은 무려 6조원에 이른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12일 현재 미상환잔액은 2조원을 약간 상회. 신한금융지주의 3분의 1 수준이다.

신한금융 자회사들 '공격경영 앞으로!'..지주가 든든한 돈줄

신한금융지주가 조달한 자금은 말할 것도 없이 LG카드 인수 등 M&A용과 비은행계열 자회사 지원에 대부분 쓰였다. 지주사에서 공급해 주는 든든한 실탄을 바탕으로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은 공격적인 영업확장에 나섰다.


LG카드 인수자금 총 6조6765억원중 2조9300억원은 지주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상환우선주와 전환상환우전주를 통한 3자배정 유상증자 이외의 자금을 지주사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끌어모았다. 또 지난해 4월 신한캐피탈 자금 지원 용도로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주로 캐피탈과 카드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들은 지주사의 자금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굿모닝신한증권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신한지주 자회사 돈줄 노릇..공격 앞으로


양 지주사의 다른 면모는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신한지주의 부채비율은 40.7%로 19.8%의 우리지주보다 배 이상 높았다. 그동안 주요 금융회사 인수전에서 번번이 탈락한 하나지주의 부채비율은 1.1%에 그치고 있다.

비은행부문 수익비중 34%vs7.1%

최근 IR를 통해 밝혀진 결산실적도 완전히 대조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수익이 34%를 차지한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7.1%에 불과했다.

우리금융지주와 달리 신한금융지주는 독립자회사인 카드 비은행부문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신한지주가 비은행 부분의 이익기여도를 높여 수익원 다변화를 모색하는 지주사 모델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신한지주 회사채 발행 및 계열사 지원↑신한지주 회사채 발행 및 계열사 지원
신한지주는 높은 신인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회사채를 발행,이를 자회사의 자본확충 및 영업자금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그룹전반의 조달 비용을 줄여 자금효율성 측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는 금융지주중 비은행 자회사 비중이 가장 높아 조달면에서 지주사를 이용할 한 유인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구용옥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신한지주는 그동안 M&A 과정에서 지주사를 적극 이용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어느정도 끝냈다"면서 "이제는 실제적인 효율성을 내기 위해 지주사를 조달의 주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지주 아킬레스건 '정부 소유'

우리지주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카드사, 보험사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 LIG생명을 아비바(AVIVA)그룹과 함께 1371억원에 인수한 것도 종합금융그룹을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아직은 브랜드 위상에 걸맞는 이익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비은행 자회사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지주 포트폴리오<br>
↑우리금융지주 포트폴리오
우리지주는 자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지 못하다.우리투자증권은 35.0%만 가지고 있고 우리CS자산운용과 우리파이낸셜도 각각 70.0%, 50.1%에 그치고 있다. LIG생명 또한 컨소시움 형태의 공동출자다.

지주사가 자회사 지분의 상당부분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회사 관리 뿐 아니라 배당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우리지주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우리지주의 자회사들은 지주의 브랜드가치를 유.무형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우리지주가 얻는 것은 출자지분에 해당하는 배당에 그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자금조달 목적도 신한금융과 달리 주로 부실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상환자금 마련이다.

메리츠증권 임일성연구위원은 "우리지주의 출범 자체가 부실금융기관 구조조정을 통해 공적 자금을 회수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만큼 지주사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도 "우리지주의 중요한 경영상 의사결정 대부분이 정부와 관련돼 유연한 정책판단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 조달 등도 고려하는 적극적 재무정책이 필요하지만 우리지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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