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바겐헌팅'..이틀째 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0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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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발언 등 악재 첩첩, 막판 호재부각

첩첩한 악재와 저가매수세 사이에서 뉴욕증시가 이틀째 혼조세로 마감했다.
장초반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나 후반 채권보증사 암박에 대한 구제조치 기대로 낙폭이 줄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5.10포인트(0.37%) 하락한 1만2213.80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59포인트(0.34%) 떨어진 1326.75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의 상대적인 부진을 딛고 1.68포인트(0.07%)상승한 2260.28로 마감하는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모기지 원금 삭감 촉구 발언 등 다중 악재속에 하락을 주도하던 금융주와 기술주가 막판 낙폭을 줄이며 시장을 지탱했다.
채권보증사 암박에 대한 금융권의 구제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호재가 됐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회장이 회사의 전망을 낙관한다고 밝힌 점도 기술주 반등 재료가 됐다.

인텔의 실적악재와 씨티그룹에 대한 '추가수혈 필요'발언이 불안심리를 부추겼지만
저가 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하락이 저지됐다.



◇ 씨티그룹, 겹 악재. '알트에이'공포 부각..암박, 반등 기여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추가적인 주택 압류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원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수익 악화 전망으로 이어져 금융주에 직격탄이 됐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 주가가 급락하면서 금융주 부진을 주도했다.
수익전망 하향과 더불어 추가수혈 필요성 제기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렸다.


이날 씨티그룹 주가는 전날에 비해 4.3%하락한채 마감했다. 한때 7% 까지 낙폭이 커졌으나 장 후반 다소 하락폭을 줄였다.

이날 메릴린치의 모스코스키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이 1분기 150억 달러 상당의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을 상각할 것이라며 1분기 주당 1.66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DIC의 사미르 알 안사리 대표는 "씨티그룹은 아시아 국부펀드 등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더 많은 현금을 수혈받아야 할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220억 달러를 수혈 받은 바 있다.

씨티외에 다른 금융사에 대한 전망하향도 잇따랐다.
베어스턴스의 더글라스 십킨 애널리스트는 "1분기는 추한 분기가 될 것"이라며 골드만삭스의 1분기 순익 전망치를 주당 2.94달러로 50% 삭감했고 리먼브러더스와 모간스탠리 예상치도 각각 39%, 46% 하향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1분기에 각각 30억 달러 가량을 상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주가는 0.9%, 모간스탠리는 0.5% 하락했다.

알트에이(Alt A)모기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마진콜로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모기지 업체 손버그는 이날도 17.6% 급락했다. 컨트리와이드 3.9%, JP모간1.6% 등 알트에이 모기지 익스포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장후반 채권보증사 암박에 대한 구제조치가 5일 오전 발표될 것이라는 파이낸셜타임즈 보도가 나오면서 암박 주가가 7.9% 상승했다. 금융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다소 호전되며 금융주들이 최저가 마감 신세는 벗어났다.

◇ 인텔 실적 전망 하향, 기술주로 '전염'..구글도 악재

전날 인텔의 실적전망 하향이 기술주 전체로 번지면서 장 막판까지 기술주들의 약세를 초래했다.
인텔은 전날 오후 1분기 매출 총이익률(gross margin) 전망치를 1월 56%에서 54%로 2%포인트 낮췄다. 인텔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인텔 순익 전망치 하향도 뒤따랐다.
인텔주가는 낙폭을 회복하며 1센트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시장 전반에 악재가 됐다.



인터넷 황제주 구글도 악재가 따랐다. 구글은 해외 판매 책임자 셰리 샌드버그를 페이스북으로 뺏기면서 주가가 전날보다 4.6% 급락,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샌드버그는 구글에서 6년간 근무해온 구글의 핵심멤버이다. 2004년 IPO이후 구굴의 최고경영진이 구글을 이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단 포한 RBC애널리스트는 "샌드버그의 이탈은 구글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이는 구글이 규모의 경제 확대의 정점에 도달했으며 구글이 경계하던 관료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수 있다"고 말했다.

◇ 달러 약세 지속, 유가는 하락반전



국제유가가 4일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선채 마감했다.
금값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조정세를 보였다.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2.93달러(2.9%) 하락한 99.52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98.87달러와 103.33달러 선을 오가는 등락을 보였다.

5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하락의 원인이 됐다. OPEC는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석유생산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재도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수급요인이 가격을 상승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했다.
오후 4시5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215달러로 전날의 1.5211달러에 비해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103.32엔으로 전날의 130.34엔에 비해 하락(엔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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