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의 한 쪽은 박재승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인사 공천심사위원들이다. 개인비리든 정치자금 관련이든 예외없이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게 이들의 '원칙'이다.
반대편엔 손학규·박상천 대표 등 지도부와 옛 민주당 출신 위원을 중심으로 한 공심위원 절반 가량이 있다. 이들은 '예외' 규정을 통한 일부인사 구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때는 웃었는데"=위촉장 받는 박재승 공심위원장(맨 왼쪽)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아니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 위원장의 방침이 알려지자 당은 발칵 뒤집혔다. 손학규·박상천 대표는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 공심위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오후3시-박 위원장은 회의 도중 나와 손학규·박상천 대표를 만났다. 양측은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다시 공심위 회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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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6시-공은 최고위원회에 넘어갔다. 공심위는 최고위원회 결정 내용을 가지고 다시 회의를 열겠다며 산회했다.
공심위원인 최인기 최고위원과 지도부측 유인태 최고위원이 양측 채널로 나섰다. 두 사람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과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던 '중재의 달인'들이다.
#오후8시20분-국회에서 열렸던 최고위가 끝났다. 최인기·유인태 최고위원이 "현실을 감안해달라"는 최고위 의견을 들고 당사로 갔다. 공심위가 재개됐다.
#오후8시50분-30여분만에 회의실 문이 열렸다. 최인기·유인태 최고위원이 빠져나왔다. 상기된 얼굴의 최인기 위원은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최고위 제안을 공심위가 받아들이지 못한 것. 공은 다시 최고위로 넘어갔다. 또 한 번의 '핑퐁'이었다. 최인기·유인태 최고위원은 여의도 모처에서 손 대표 등을 만나 공심위 입장을 전했다. 공심위는 회의실에 남아 도시락으로 늦은 저녁을 들며 대기모드에 돌입했다.
◇누가 걸려있길래…= 박 위원장 방침대로라면 공천 신청자 중 10여명이 탈락 범주에 든다. 하나같이 거물급이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의원, 공천 신청자 가운데 최고령인 이용희 의원 등이다.
최고위원인 김민석 전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이호웅 전 의원에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신계륜 사무총장, 안희정 전 참평포럼 집행위원장, 설훈 전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당 관계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탈락 위기에 있으니 총선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