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난야' 동맹…D램업계 재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3.0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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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몬다 고립·마이크론 부활..업계 경쟁 심화 가능성

미국의 마이크론과 대만의 난야가 손을 잡은 것은 D램 업계 구조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의 제휴로 D램 제조기술의 한 축을 이뤘던 트렌치(Trench; 웨이퍼 밑을 파서 막을 쌓는 회로 방식) 기술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트렌치 기술을 주도했던 업계 4위 키몬다는 고립됐다. 추락하던 마이크론은 난야의 손을 잡고 부활의 기회를 얻었다. 대만 업체들과 제휴 협상을 벌여왔던 하이닉스와 엘피다의 발걸음을 빨라질 전망이다.

◆트렌치, 사실상 사망선고..키몬다의 고립= 마이크론과 난야의 제휴가 업계에 전하는 메시지는 우선 트렌치 기술의 퇴조다. 트렌치는 스택(Stack; 웨이퍼 위로 막을 쌓아올리는 회로 방식)과 함께 D램 제조 방식의 한 축을 이뤄왔다. 하지만 50나노 이하 미세회로 공정으로 전환에 근본적인 한계가 지적돼 왔다.



난야가 그동안 제휴해 왔던 키몬다를 버리고 스택 진영의 마이크론을 택한 이유는 이같은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이미 키몬다도 트렌치 기술 대신 '베리드 워드라인(Buried Wordline)' 신기술을 도입해 30나노대까지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트렌치 기술을 이끌어왔던 키몬다 와 난야 모두 새로운 기술로 갈아타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트렌치 기술의 사망선고다.

특히 키몬다는 난야를 잃게 됨에 따라 고립됐다는 평가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몬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보다도 많은 영업적자를 냈을 만큼 실적이 악화돼 있고 모기업인 인피니온으로부터의 자금 공급도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키몬다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D램 양산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이크론의 부활..4강 구도로 가나= 업계 5위인 마이크론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잠식당해 왔다. 게다가 지난 2005년 11월 인텔과 함께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IMFlash를 공동설립키로 하면서 D램에서 철수하는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제기됐었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오히려 난야의 손을 잡고 D램 사업 강화라는 패를 꺼내보였다. 결국 D램은 난야, 낸드는 인텔이라는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아직까지 마이크론-난야 동맹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프로모스, 엘피다-파워칩 진영에 대항할 4번째 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DRAM 업계재편 구도를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의 3강 체제로 예견해 왔지만 마이크론의 부활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업계재편은 4강 체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 D램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하이닉스 (236,000원 ▲6,000 +2.61%)에는 단기적으로 D램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난야가 트렌치기술에서 스택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산량이 감소될 수 있고 키몬다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트렌치 기술에서 스택 기술로의 전환 과정에서 생산 차질, 즉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 D램 수급에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크론-난야'의 동맹군이 등장하면서 업계 경쟁이 중장기적으로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특히 하이닉스는 프로모스 동맹에 영향이 의 경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난야가 마이크론에 안김에 따라 난야 또는 프로모스와의 제휴를 희망했던 엘피다가 프로모스에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프로모스와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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