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옵션 피해 '확산'… 대양금속 111억 손실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3.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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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씨티·SC제일·국민銀과 유로/원 KIKO 옵션 거래

이 기사는 03월04일(15: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팔았던 외환옵션(KIKO구조) 상품의 피해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헤지:Hedge) 위한 상품이지만 원/달러 환율과 유로/원 환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오히려 손실이 커지고 있다.



고광택 스테인리스 냉연 강판 전문 제조업체인 대양금속 (1,588원 ▼31 -1.91%)은 외환옵션 거래로 인해 111억5154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자기자본(2006년말) 대비 11.9%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평가손실이 94억8704만원, 실현손실이 16억6449만원이다.

대양금속이 이같은 손실을 본 상품은 KIKO(Knock-In·Knock-Out) 구조로 짜여진 외환 옵션이다. 은행과의 계약으로 환율이 일정 범위 내에 있으면 유리한 환율에 유로를 팔 수 있으나 일정 수준 이하 혹은 이상으로 움직이면 계약이 무효화되거나 불리한 환율에 계약금액의 2~3배에 달하는 유로를 팔아야 하는 상품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올라, 즉 넉인(Knock-In)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커진 것이 바로 대양금속의 경우다.

대양금속은 계약금액 50만유로, 만기는 3~18개월에 걸친 외환옵션 10건 정도를 HSBC와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국민은행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별 계약금액만 총 500만유로다.

대양금속이 계약을 맺었던 옵션 상품 중 하나를 뜯어보면 이렇다.


작년 7월 유로/원 환율이 1260원 수준이었을때 가입한 KIKO옵션의 넉아웃(Knock-Out) 레벨은 1210원, 넉인 레벨 1310원 수준, 행사가격은 1287원이었다. 계약금액은 50만유로.

이 계약을 맺은 대양금속은 작년 10월초까지만해도 괜찮았다. 넉아웃되지도 않고 유로/원 환율이 1200원 중후반과 1300원 선에서 움직이면서 유리한 환율에 유로화를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익도 났다.

그러나 10월말 유로/원 환율이 넉인 레벨인 1310원을 넘어서더니 마침내 올해 들어 1400원대로 진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넉인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계약금액 50만유로의 두배인 100만유로를 1287원에 팔아야만 했던 것이다. 1310원과 1287원의 차이(23원)에다 100만유로를 곱한 2300만원의 손실이 매달 발생했다. 매달 계약 이행 여부가 결정되는 윈도(window) 구조로 짜여져 있어 넉인과 넉아웃 여부가 한 달에 한번씩 결정돼 손실 혹은 이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계약건 뿐 아니라 나머지 9건 역시도 비슷한 조건의 옵션 상품으로 넉인이 발생, 매달 총 4억~5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양금속은 손실이 난 것에 대해 이미 실현손실로 잡았고 이 옵션 상품과 관련된 모든 미래 손실 가능성을 평가손실로 잡았다. 유로/원 환율이 넉인 레벨인 1300원대 초반 위에서 계속 머무를 것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대양금속 관계자는 "이 옵션 상품과 관련된 모든 손실 가능성을 평가 손실로 반영했다"면서 "옵션 상품을 유로화가 들어오는 시점과 액수에 맞춰놔 외화 자금 흐름상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원 옵션 뿐 아니라 작년말 중소기업들이 대거 가입했던 원/달러 KIKO옵션도 원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손실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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