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금고형이상 무조건탈락"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3.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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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개인비리, 정치자금 예외없어…"희생은 훗날 칭송받아"

민주당 공천 "금고형이상 무조건탈락"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사진)이 개인비리와 정치자금 관련자를 구분하지 않고 공천에서 일괄 배제하는 방침을 내놨다.

민주당에 공천 기준을 둘러싼 한바탕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4일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공심위 회의에 앞서 "뇌물죄나 알선수재, 정치자금, 공금횡령, 파렴치범, 개인비리 등 모든 형사범을 포함해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된 자는 심사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당규 14조 5호에는 '비리 및 부정 등 구시대 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를 제외한다'고 돼 있다"며 "이건 '제외할 수 있다'는 게 아니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일단 박 위원장의 입장. 그러나 "이에 반하는 의견이 있다면 주장만 하지 말고 논리를 제시해달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이같은 방침이 공심위에서 추인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공천 여부가 논란이 돼 온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을 비롯,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신계륜 당 사무총장, 김민석 전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 등도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 위원장이 이날 내세운 키워드는 '정체성'. 개혁이라는 민주당의 정체성뿐 아니라 국민의 뜻에 맞는 후보를 골라야 한다는 공심위의 정체성에 따라 결정했다는 얘기다.

박 위원장은 또 가정의 정체성, 관현악단의 정체성 등을 예로 들며 이처럼 결정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예상되는 반발을 사전에 차단, 공천 작업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민주당은 (견제세력이라는) 자기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국민 뜻에 맞는 후보를 내야 한다"며 "공심위는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뜻이 무엇이라는 공감대가 생기면 거기 맞춰 후보를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관현악단은 수십개의 서로 다른 악기가 함께 움직이지만 코드와 악보에 맞춰 함께 움직인다"며 "그것이 공동체정신인데 이걸 오해해서 '민주주의니까 아무 소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천만에 말씀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기준으로 보면 나름대로 억울한 사람이 나오게 돼 있다"면서도 "대의를 위해 나갈 때는 억울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희생은 개인 사정에 관계 없이 나중에 아름다운 것으로 칭송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 민주주의와 당이 살기 위해 이번 한 번쯤은 내가 희생하겠다 하는 것도 18대 국회에 들어가는 것 못지 않게 (높이) 평가 받을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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