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천내정자 '親李 79명vs親朴 17명'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3.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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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37명 추가발표, 108명 공천내정...친박 이진구, 지역구 현역의원 첫탈락

"친박 지역구 현역 의원이 처음으로 고배를 마셨다".

한나라당이 3일 공천 후보자(37명) 3차 명단을 발표한 결과, 충남 아산이 지역구인 이진구(초선. 68)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진행된 공천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고배를 마신 적은 있었지만 지역구 의원이 분루를 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이날 공심위의 2차 심사 결과, 경쟁자였던 이훈규 전 대전지검장에게 밀려 공천 내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친박' 인사로 충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심위 결정 내용을 방금 들었다"며 "나도 황당하다. 경위를 파악해 본 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혹시라도 고령이라는 점이나 계파를 따져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재심이나 구제 요청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친박'에다 '고령' 의원이라는 점에서 '친박' 공천 배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고령, 다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천 물갈이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한나라당 공천 내정자 명단에는 지난 해 2월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정덕구(충남 당진) 전 의원이 공천을 내정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정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재정경제원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비공개로 충남 당진에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한 결과 간판을 바꿔달고 다시 금배지를 노리게 됐다.

대전 동구에서는 이 대통령의 대선 당시 지역 '총책' 역할을 맡았던 김칠환(56) 전 의원이 '친박'인 윤석만 변호사에게 밀리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편, 이날 내정된 공천 후보자 37명 중 친이 성향은 29명, 친박은 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립은 3명이었다.


전날까지 확정된 71명(공천 확정 보류자 4명 포함)을 더해 현재까지 공천을 내정받은 108명의 성향을 분석할 경우 친이가 79명으로 압도적인 가운데 친박은 17명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친이 성향의 후보들이 친박에 비해 5배나 가까이 공천을 내락받은 셈이어서 특정 계파에 치우친 공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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