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중고 와이어'공방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3.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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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 형사 공판에서 유조선 측과 해상크레인 측이 사고 원인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유조선 측은 예인선단이 사용한 예인줄의 품질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고, 예인선단 측은 충분한 강도가 확인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3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노종찬 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 호 측 변호인은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당시 사용했던 예인줄은 1995년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다 3~5년째 창고에 보관했던 것"이라며 "녹이 슬고 성능이 떨어진 것을 다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용 1000여만원을 아끼려는 삼성중공업 측의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조선 측 변호인은 또 "예인선단이 풍랑이 심한 선수 쪽으로 통과를 시도하는 등 무리한 항해를 했다"며 "유조선 측의 비상조치로 예인선단이 유조선 선수를 통과했지만 예인줄이 끊어졌고, 강풍 때문에 다시 돌아와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해당 예인줄은 국내에서 생산된 어떤 와이어보다 인장력이 높은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시험에서 충분한 강도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맞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예인선단은 충돌을 피하려 최대한 노력했다"며 "오히려 유조선이 예인선단 쪽으로 접근하자 이를 피하려 기관 출력을 더 높이는 과정에서 예인줄이 끊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해상크레인 선장 김모씨, 예인선 선장 조모씨, 유조선 선장 C씨, 삼성중공업 및 허베이스피리트 선적 관계자 등 피고인 7명이 출석했다. 재판부는 오는 4일 4차 공판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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