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연최대폭 급등..관건은 역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3.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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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환율급락, 이날 환율급등 모두 역외세력이 좌우

원/달러환율이 연중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주가가 급락하고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이 심화된 여파였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지난주말 종가보다 7.9원 치솟은 94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화는 943.0원에 갭업 개장한 뒤 9시25분 946.4원까지 급등했다. 지난주 935원대부터 매수로 돌아섰던 역외세력이 개장초 강도높은 달러매수에 나서면서 연최대폭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체네고물량이 출회되고 은행권의 차익실현 매도가 시작되면서 11시 944.3원으로 반락했지만 증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자 2시48분 946.9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엔/달러환율은 한때 102엔대로 추락했고 유로화는 1.522달러로 상승했다. 원/엔환율은 919원, 원/유로환율은 1441원으로 치솟았다.
주가하락에 따라 대만달러나 싱가포르달러도 모처럼 약세로 돌아섰지만 원화는 크로스환율 급등까지 결부되면서 전통화에 대해 약세를 일관했다.



코스피지수는 다시 1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2400억원의 주식과 4700 계약의 지수선물을 순매도하고 프로그램 매물이 3800억원에 달하면서 지수 급락을 촉발시켰다.

지난주 이틀간 10원 이상 급락하면서 935원대까지 주저앉던 환율이 다시 940원대로 복귀했다. 딜러들은 주가가 다시 1500대로 추가하락하면서 연저점을 깨거나 역외매수세가 지속되지 않는 한 일방적인 환율급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주 이틀간 10원 넘게 급락한 것이나 이날 연중 최대폭으로 급등한 것이 모두 역외세력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역외동향이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한 딜러는 "벌써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이르며 역외매수세가 지속되기 전에는 950원대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이 방향성을 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하방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재개한다면 지난 1월처럼 해외투자펀드규모 감소에 따른 투신권의 달러매수세가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중국 증시가 2%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역외 동향 이외에 국내 수급이나 국내 거래주체의 힘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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