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지표, 더 확실한 조정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3.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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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속절없는 하락…투자심리 '급랭'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예상했던 흐름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증시가 불안할때마다 코스피 주식을 팔던 외국인은 3일 어김없이 매도수위를 높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오전에만 4000계약이라는 매도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틀간 팔아치운 선물은 1만1000계약에 달한다.

눈여겨 볼 점은 외인들이 다른 이머징마켓 주식을 사거나 팔 때에도 한국 선물시장에서 매도공세를 벌이곤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중국, 대만, 인도 주식 현물에 대한 헤지로 한국 선물시장을 활용하고한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손인 외인자금이 이머징마켓 하락장에 일제히 베팅한다면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한국시장의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다.

3일 한국증시. 뚜렷한 매수주체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지만, 하락할 것으로 '확실시'되던 시장은 기대에 부응하며 확실하게 하락하고 있다.



예상했던대로 외인들은 1400억원에 달하는 많은 주식을 팔고 있고, 외인의 선물매도는 베이시스를 악화시키면서 차익 프로그램마저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1900억원에 달하는 차익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덕분에 투신은 1283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증권과 은행이 각각 140억, 24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단골 '구원투수'였던 연기금마저 오늘은 183억원 순매도로 주식을 던지는 모습이다.

당분간 발표될 경제지표에도 불확실성은 크지 않아보인다.


동부증권 (5,990원 ▼20 -0.33%)은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운데, 제조업과 관련된 경제지표도 1월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항후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물론, 중간 중간 예상보다 괜찮은 지표들도 나오겠지만 전반적인 모양새는 미국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견조했던 미국 제조업실적도 올해 1분기에는 다소 악화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확실한 지표부진 속에서 확실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확실한 조정에 대처하는 태도는 신중해야할 것 같다.

물론 전세계 조정 속에 묻혀 아직 빛을 발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 연구원은 "한국은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그러나 한국은행이 말했듯이 향후 경기하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4,610원 ▼210 -4.36%)도 비록 시장상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이번주 발표되는 주요 국내 경제지표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시장은 당분간 어려운 흐름이 예상된다. 이번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그 실마리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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