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상하지 않는' 경력을 쌓아라

진국영 커리어케어 전무 2008.03.0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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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A to Z]'영업통' 등 자신만의 경력브랜드 있어야

고학력자 많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의 채용 환경에서 기업이 인재를 찾기 어려워 하는 이유중 하나는 아직 때가 성숙하지 않았는데 서둘러 좋은 인재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변하는 지표가 매출이다. 시장이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의 성장과 더불어 수익까지 좋아져 우량 기업 소리를 들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매출은 영업 전략, 마케팅 등이 잘 따라 주면 짧은 시간 안에 자릿수가 바뀌지만, 동시에 많은 비용도 발생시킨다.

따라서 매출 향상과 더불어 수익성까지 좋아지려면 조직 생산성 자체가 좋아져야 하는데, 이는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내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개안(開眼)'이 필요한 일이고, 여기에는 많은 고민과 생각의 진보가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우량기업보다 더 얻기 어려운 브랜드는 '인재가 모이는 기업'이라는 브랜드이다. 진정한 인재는 기업의 과거와 현재만을 보고 오지 않는다. 내가 다닐 직장은 과거와 현재의 기업이 아니라, 미래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따라서 매출과 수익성이 유지되거나 진보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되었을 때 인재는 기업으로 모여든다. 이른 바 채용 브랜드라는 것은 기업의 미래가치가 시장에서 공인받았을 때 마지막으로 얻을 수 있는 열매다.

이를 무시하고 과욕을 부리면 채용이 지난한 과정이 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우여곡절 끝에 A급인재를 얻는다고 해도 원하는 성과를 얻기는 난망한 일이다. 게다가 자칫하면 '잘못 들어왔다'며 불만을 쏟아내는 영입 인재 때문에 가만히나 있었으면 나름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했을 조직 안에 풍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섣부른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위험한 일이다. 기업이 아닌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소식을 접한 한 후보자는 대형 제조업체에서 신생 금융업체로 과감히 자리를 옮긴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직 결정을 했을 때는 나름의 객관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므로 애초에 그런 결정을 하지 않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결과론적 비평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지만, '금융권' 이직이라는 열망에 너무 들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절대로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란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되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그 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의 받느냐는 것이다. 흔히 인재를 평가할 때 기획통이니, 영업통이니, 관리통이니 하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다른 사람이 봐도 대개는 인정할 수 있는 그 사람만의 '브랜드'가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의 역량으로 통해낼 수 있는 세계가 분명치 않다면 아직은 이런 경험도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 많은 사람 중의 하나라는 얘기고, 아직은 신중하고 겸손하게 학습에 임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과일은 계절의 온도 변화를 온 몸으로 이겨내고 충분히 햇볕도 받은 제 철 과일이 영양분도 많고, 맛도 있다. 먹어 보면 과육 자체가 단단한 것이, 급하게 키워낸 하우스 과일과는 느낌이 다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래가고 상하지 않는 탄탄한 경력을 쌓아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커리어케어 Executive Search BU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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