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압박면접' 강행군…호남 공천심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3.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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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박지원·김홍업 비리전력 소명에 올인

▲박재승 공심위원장▲박재승 공심위원장


"눈물이 쏙 빠지네요."

2일 당산동 통합민주당사.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은 이 한 마디로 공천심사 면접의 강도가 만만치 않았음을 전했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는 이날 공천 최대 경쟁지인 광주 일부와 전남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해 면접을 실시했다.



공심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주 북구 갑·을과 전남 목포시, 순천시, 무안·신안군 등 호남 12개 지역구의 66명 예비후보를 검증했다.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이자 공천 최대 격전지인만큼 이날 면접에 쏠린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컸다. 당내 최고 공천경쟁률을 기록한 광주 북갑(12명)과 김대중 전 대통령측 박지원 비서실장이 도전하는 전남 목포(5명) 등이 주목을 끌었다.



면접은 소문대로 깐깐했다. 현역 의원에 대해선 지난 4년 의정활동 성과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공세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정치자금 및 개인비리 전력이 있는 후보들에 대해선 그와 관련 질문이 쏟아졌고, 해당 후보들은 이를 소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썼다. 20여분간 면접이 진행되기도 했다.

박지원 예비후보는 금호·SK 그룹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현재 사면된 상태. 그는 면접에서 "(김대중 대통령 시절) 6·15 회담 특별수행원 모임인 주암회에서 홍보 비용으로 도움(1억원)을 받았다, 100% 용처가 확인됐기 때문에 개인 비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박재승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지역감정과 이념적 편향에 사로잡힌 인사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정치적 목적으로 일으킨 사건이었다"며 "공심위가 현명한 판단으로 당의 명예를 지키고 억울함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면접관들은 개인의 경력·자질과 관련된 다양한 맞춤 질문으로 후보들을 검증했다.

강기정 의원은 "'386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특히 힘들었다"며 "면접 과정에서 반성도 했고, 새로운 각오도 섰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광주 북갑에서 경쟁하는 김동신 전 국방장관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입장을,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 뒤 정치에 도전하는 이유를 각각 설명해야 했다.

임내현 전 고검장(광주 북을)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관련 폭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공심위는 지난 1일엔 서울 종로, 성북갑 등 수도권 일부지역과 광주 6개 지역구 등 예비후보 89명을 면접하는 등 주말 내내 강행군을 펼쳤다. 공심위는 오는 3일 전북지역 면접을 마치고 이르면 4일쯤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강금실 최고위원의 총선 거취도 조만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서울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다. 손 대표, 강 최고위원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수도권 출마와 비례대표 신청을 놓고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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