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親李·현역' 강세속 공천 '후폭풍'(종합)

오상헌 이새누리 박종진 기자 2008.03.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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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내정 71명중 현역 50%·親李 50명..당내 공천 반발 움직임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역 의원들과 '친이(親李. 친 이명박 대통령)' 인사들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혹시나? 역시나, 현역·親李 '초강세'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2일까지 확정한 공천 내정자는 모두 71명이다. 이 중 현역 의원은 35명으로 공천 내정자의 50%에 육박한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 30명, 비례대표가 5명이다. 이들은 4년 간의 의정 경험에서 오는 전문성과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다시 한번 '금배지'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현역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린 셈이다.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공천 예비후보들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71명 중 '친이'는 50명에 이른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포항남구울릉) 국회부의장, 이재오(서울은평을), 정두언(서울서대문을), 이방호(경남사천), 정종복(경주), 진수희(서울성동갑) 등이 공천을 내락받았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의 편에 섰던 '친박' 인사는 12명에 불과하다. 박근혜 전 대표와 유정복·김영선·이계진 의원, 강창희·이성헌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립은 9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스코어만 보자면 '친이'가 '친박'을 4배 이상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당내에서는 "이변은 없다"는 평가와 함께 "개혁 공천은 힘들게 됐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현역들의 '기득권'이 인정된 데다 이른바 '포상공천'을 통해 '친이'에 대한 공천 몰아주기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개혁공천'의 시금석으로 평가됐던 이 국회 부의장의 공천 확정을 두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공심위는 "엄정하고 중립적인 공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켜봐달라"고 했지만 "이 부의장의 공천 내정으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는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한 초선의원)"는 말이 나왔다.


◇후폭풍, 공천 부적격논란·탈락자 반발

공천 결과가 순차 발표되면서 일부 공천 내정자들을 둘러싼 '적격성' 논란과 함께 탈락자들의 반발도 표면화되고 있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공천확정자 중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2명에 대해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공천 부적격자로 지명된 후보자들은 과거 낙천낙선 운동에 포함된 전력이 있거나 선거법 위반, 공직 재임시 반인권전력 등이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는 "(두 후보가 윤리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접수했으며,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가 된 공천 내정자들의 인준이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문희(서울 금천), 배일도(경기 남양주갑)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현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비례대표인 두 의원은 모두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문 의원은 "국민에 대한 기여도 등이 아닌 다른 잣대를 (공천 기준으로) 적용한다면 새 정치를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강력 반발했다.

노동계, 호남 출신으로 영입된 배 의원도 "당이 와 달라고 해서 책임당원을 3만5000명 가입시키는 등 열심히 의정 활동을 했다"며 "대선 때도 당직을 맡고 있어 '중립'을 지켰는데 만약 그것(친박 성향인)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면 납득할 수 없다"고 공심위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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