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전망]악몽의 반복 '급락 예상'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3.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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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긴 횡보를 보이며 갈피를 잡지 못했던 우리증시는 이번주 우하향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말 미국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주말(현지시간 29일) 미국 다우지수는 기업 실적부진과 금융권 불안이 겹치면서 2.51% 급락해 1만2266까지 떨어졌다. S&P500지수도 2.71% 하락한 1330선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워렌버핏을 둘러싼 두 가지 팩트는 앞으로 미국증시와 세계증시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듯 보여 의미심장하다.

워렌버핏은 지난달 29일 자신이 소유한 보험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실적을 공개한 뒤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일련의 행동은 늘 해오던 것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해자(성을 함락당하지 않기 위해 성 주위에 연못 등 방어막을 쳐놓은 것)로 부러움을 샀던 버크셔 해서웨이가 실적부진을 보인 것은 눈길을 끌고도 남는다.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결국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18% 순익이 하락하며 고전을 견디지 못했다. 델과 AIG 등도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을 발표하며 우려를 쌓았다.

실적시즌 막바지에 터진 이같은 부진은 앞으로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기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깊게 봐야 한다. 4∼5월 미국의 1분기 기업실적이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은 이미 경고했지만 포위망이 좁혀올수록 의외로 세계증시는 고전할 수 있다.

두번째 워렌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 가운데 "썰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거나 "잠자리에 들때는 다들 미녀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왜들 그리 못생겼는지..." 등의 표현도 곱씹어볼 만하다.


그는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이 주택가격이 폭등했을때 (더 수익을 내기 위해) 얼마나 추한 짓을 했는지 이제 만천하에 공개될 것이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물론 워렌버핏은 탐욕이 부른 주택가격 거품과 그 거품붕괴 이후의 허탈감 등 탐욕과 공포에 대해 논평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워렌버핏이 또다시 금융회사들의 문제를 언급한 것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는 또다른 소식이 맞물리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UBS는 지난주말에 현재 1600억 달러 수준인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이 최소 6000억 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십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들이 청산될 위기에 놓인 것도 금융권의 부실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 상각으로 체면을 구길대로 구긴 금융회사들이 앞으로 더 큰 '수난'이 이어진다면 세계증시는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



미국 기업실적 부진과 서브프라임발 추가 부실이라는 두가지 악재가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리며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밖에 없다.

지난주말까지 10거래일째 650∼660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닥지수도 이번주 시작부터 하향쪽으로 선회할 조짐이다. 이제 다시 시작된 하락의 기운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인지 또다른 추세를 낳을 것인지 미국증시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난주말 미국 다우지수 기준으로 일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3%에 가까울 정도로 변동성의 악몽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뒷맛이 좋지 않다. 코스닥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과 30일 이동평균선이 만나는 643선에서 지지해주는 선전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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