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 은행 인수, PEF 통해 허용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2.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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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같은 산업자본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은행(은행지주회사 포함)을 간접적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은 PEF도 산업자본의 출자비율이 10%를 넘으면 산업자본으로 간주돼 은행의 의결권을 4% 이상 행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28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PEF에 대해 금융자본으로 간주하는 범위를 넓히고, 산업자본으로 취급된 PEF의 은행 의결권 행사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상 PEF 가운데 산업자본의 출자비율이 10% 이하인 것만 금융자본으로 인정하는 것을 앞으로 15% 이하이면 금융자본으로 간주토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산업자본으로 간주된 PEF에 대해서는 은행에 대한 의결권 행사 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5월 이와 같은 내용의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산업자본이 최고 15% 출자한 PEF도 금융자본으로 인정받아 은행에 대해 최대 10%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PEF에 15%까지 출자한 뒤 이를 통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의 은행이나 우리금융지주와 같은 은행지주회사를 간접 인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제도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10% 넘게 가지거나 의결권을 4% 넘게 행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지분을 4% 넘게 보유하는 것도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반면 금융자본으로 간주되면 시중은행의 지분과 의결권을 모두 10%(지방은행 15%)까지 확보할 수 있다.

강만수 재경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PEF, 연기금 등 이해상충 가능성이 적은 방법을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허용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후보자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금산분리를 유럽연합(EU) 등 다수 국가에서 시행 중인 개별적 심사·감독 방식으로 전환토록 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사전적 금산분리 제도를 폐지할 뜻을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산업자본이 출자한 PEF를 대부분 산업자본으로 간주해 은행 인수를 제한하는 현행 제도는 PEF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다"며 "PEF 등을 중심으로 금산분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가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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