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4%도 위험?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2.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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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성장 전망치 4%대로 하향키로..일부 외국계는 3%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4%는 달성할 수 있을까. 올 1월 경상수지 적자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새 정부가 약속한 '7% 성장'은 고사하고 4%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유가 충격으로 수입증가세가 커지고 있는데다 달러화 약세에 수출이 지난해만 만큼 호조를 보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고유가 충격파=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 증가율은 15.4%로, 전년 동월의 20.8%에 비해 둔화했다. 수출증가율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수입증가세가 못미치고 있는 게 부담이다.

한은 관계자는 "1월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걱정되는 것은 증가율"이라며 "전년동월에 비해 증가율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수출의 탄력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고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반면 수입은 고유가 영향으로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 한은은 당초 올해 평균유가를 배럴당 81달러로 전망했지만 현재 유가 수준은 배럴당 평균 89달러로 높아졌다.

연간 도입하는 원유량은 8억 배럴 가량으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연간 8억달러 가량의 추가비용이 생기게 된다.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당초 한은의 전망보다 60억달러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재가공 수출품도 있기 때문에 고스란히 달러당 8억달러의 추가비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상수지를 얼마나 악화시킬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성장률 얼마나 떨어질까= 현재로선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7% 성장이 올해는 어려워 보인다. 강만수 재정기획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6% 성장을 고집하는 게 아니고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 수출에서 수입을 뺀 차이는 경제성장률 추산에 반영이 된다”며 “상품수지나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1월중 경상수지 적자는 11년만에 최대 규모였고, 상품수지는 58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해 전망했던 올해 5.0% 성장을 다음주 4%대로 낮춰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29억달러로 예상했던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더 늘려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월 무역수지 적자는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많다”며 “이렇게 적자가 계속된다면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4.1%로 내려잡았고 앞서 UBS는 3.6%까지 하향했다.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4.7%)를 손대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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