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인데 분양가 60% 차이"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8.03.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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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부동산]뚝섬·은평·용인·광교 등 동일 지역 공급가 차이 수억원

은행 예금이라도 각 상품마다 수익률이나 그에 따른 조건이 다른 것처럼 신규분양단지라도 형태뿐 아니라 공급 조건이 모두 같지 않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지만, 단지마다 분양가는 천차만별인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분양가 차이가 50~60% 이상 되는 곳도 있다.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수요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업지가 뚝섬 호재를 안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월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청약접수에 들어가는 뚝섬 상업용지 3구역 '한숲 e-편한세상'의 분양가는 3.3㎡(1평)당 3856만~4594만원이다. 330㎡ 단일 크기로 196가구로 구성된다.

같은 지역 1구역에 지어지는 230~370㎡ 229가구 규모의 '갤러리아 포레'는 분양가격이 3.3㎡당 3971만~4598만원이다.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역시 다음달 7일 특별공급을 실시한 후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순위내 청약을 받는다.



이에 비해 뚝섬 상업용지와 마주보고 있는 성수동1가 '두산 위브'는 분양가격이 3.3㎡당 2700만~3000만원 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이 시공하는 이 아파트는 198~330㎡ 567가구 규모로, 단지 규모 면에선 오히려 훨씬 크다. 여기에 사업지 남쪽으로 바로 한강변과 마주하고 서쪽으론 서울숲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등 입지면에서 뚝섬 상업용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우선 뚝섬 상업용지에 건립되는 '한숲 e-편한세상'과 '갤러리아 포레'는 모두 주상복합아파트다. 애당초 서울시가 비싼 값에 사업부지를 매각한데다, 주상복합의 경우 기본적으로 건축비가 일반아파트에 비해 높다.

반면 200여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인 성수동1가 '두산위브'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분양승인신청을 하지 못해 관련 규정에 따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이런 이유로 입지나 교통여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분양가는 40~50%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최대 관심으로 꼽히는 용인에서도 발생한다. 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지자체가 '분양승인 반려'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 성복·신봉지구의 경우 공급업체들의 분양승인 신청가격은 3.3㎡당 1676만~1860만원.

시는 이에 대해 고분양가를 이유로 4차례 인하 권고했으며 업체들은 3.3㎡당 30만~220만원까지 낮춰 다시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은 나지 않았다.

앞서 최근 용인시 일대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경우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공급됐다. 지난 1월 흥덕지구에 분양한 '동원로얄듀크'는 120㎡가 3억4940만~3억5240만원으로 3.3㎡당 959만~970만원 선이다. 기흥구 마북동 '구성자이 3차'는 3.3㎡당 1398만원 선이고 이달 선보인 처인구 김량장동 '금호어울림'은 3.3㎡당 842만~987만원이다.

물론 입지나 제반여건에 따라 분양가격이 차이를 보일 수 있지만, 행정구역상 인접지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에 따라 이처럼 50~60% 이상 가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최대 관심지역 가운데 한 곳인 은평뉴타운 일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은평뉴타운 1지구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전용 85㎡(25.7평) 이하 중소형은 900만원대 초중반 선이었다. 이에 비해 불광동과 응암동 등 인근지역 민간아파트 중소형 분양가는 3.3㎡당 1200만~1300만원 선에 달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H공사가 앞서 미계약된 300여가구 가량의 1지구 물량과 함께 오는 6월쯤 선보일 은평뉴타운 2지구 아파트는 직전 분양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불광동과 응암동 재개발구역에서 선보일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선에서 분양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가을 첫 선을 보이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도 비슷한 경우다. 경기도를 비롯한 사업 시행주체는 광교신도시에서 공급하는 일반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900만원 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고 있는 인근 분양사업장이 3.3㎡당 1400만~1500만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당첨 즉시 3.3㎡당 5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안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이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청약통장을 가입한 후 현재 시행 중인 청약가점제에 맞춰 가급적 점수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단지도 아킬레스건은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장기간 전매가 제한될 수 있다. 분양가격이 비싼 지역이라면 전매제한에 따른 고통이 더할 수 있다. 자금 동원 능력 등 본인의 사정을 감안한 선택과 청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연구원은 "비슷한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차이가 나면서 적정 분양가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 투자가치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며 "수요자라면 입지와 교통 등의 기본 여건을 포함해 보다 깐깐하게 분양가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곳인데 분양가 60%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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