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현금 확보" 매물...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2.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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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나흘만에 상승세를 접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9.36포인트(0.07%) 상승한 1만2694.28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8.79포인트(0.37%) 올라선 2353.78을 기록했다.
그러나 S&P500지수는 1.27포인트(0.09%) 하락한 1380.02로 장을 마쳐 주요 지수별 등락이 엇갈렸다.

유가 곡물 금속 등 상품가격이 일제히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는가 하면 기업실적도 바닥권을 기록하면서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은 이날 미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의 하락 위험들(downside risks)에 대처하기 위해 시의적절한(timely) 방법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증언했다. 적극적인 추가금리인하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여기에 모기지 업체인 프래디맥과 패니매에 부과됐던 포트폴리오 제한조치가 풀리는 등 호재가 겹치면서 한때 상승 탄력이 커지는 듯 했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사흘간의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늘어나면서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빌 스톤 PNC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부정적인 경기 지표와 신용경색 관련 재료들이 잇따라 돌출되면서 (최근 사흘간의 상승세에 따른)차익실현 매물이 일찌감치 예상됐었다"고 말했다.

◇ 프레디 맥-패니 매 '족쇄 해제' 시장 지탱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이 미국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포트폴리오 제한을 다음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내려졌던 제한조치가 없어지면서 모기지 시장이 활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더 나아가 모기지발 신용경색과 경기둔화가 완화될 것이라는 안도감을 갖게 했다.

규제 해제 발표로 패니메와 프레디 맥 주가는 한때 모두 15%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한 패니매의 실적이 예상을 훨씬 밑돌았던데다 주택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현실'에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면서 상승폭은 크게 줄었다.
패니 매는 이날 지난 4분기에 무려 35억5000만달러, 주당 3.79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치 1.2달러를 크게 넘는 것이다.

단기 반등을 이용한 차익실현 매물로 프레디맥은 오히려 0.5% 내려앉았다. 패니매 역시 1.1% 상승에 그쳤다.

◇ 개별 종목 '악재' 부각



다우 30종목가운데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렸다. 맥도널드와 제약사 머크가 2% 하락하면서 지수상승 발목을 잡았다.

패니 매 외에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에는 창사 이래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한 미국의 고급주택 건설업체 톨브라더스가 주목을 받았다.
톨브라더스는 1분기중 9600만달러(주당 61센트)의 순손실을 기록, 월가 전망치(44센트 손실)에도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뚜렷한 자신감을 내놓지 않았지만, 주가는 '바닥권' 인식을 반영해 3.1% 오히려 상승했다.

예견됐던 일이긴 하지만 유럽연합(EU)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단일 기업에 대해 물린 최고 금액인 8억9900만 유로(13억5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EU는 MS에 대해 지난달 2건의 소송을 새로 개시한 바 있다. MS주가는 전날에 비해 0.42% 하락했다.



◇ 달러, '바닥없는 추락', 상품 가격 고공행진

27일(현지시간) 오후 3시4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달러환율(달러/유로)은 1.5137달러로 전날에 비해 1.7센트(1.14%) 상승하며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달러가치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달러를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106.34엔으로 전날에 비해 0.94(0.87%)하락, 엔화 대비 달러가치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조로 인해 주요 통화대비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1.24달러(1.2%) 하락한 99.64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장중 최고가인 102.88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원유재고 증가와 차익매물로 인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지난주말 현재 미국의 원유재고는 320만달러 늘어난 3억85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26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뛰어넘는 것이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967.70달러까지 치솟았다.
밀 선물 가격이 장중 사상 최고가인 부셸당 12.89달러까지 올랐다가 가격제한폭인 11%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다시 2.9% 오른 12.50달러를 기록하는 등 급등락이 이어졌다. 옥수수와 콩 등 여타 곡물가격은 급등세가 진정됐다.

◇지표는 기대난망

이날 발표된 지표는 '경기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미국 상무부는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대비 2.8% 줄어든 연율 58만8000건에 그쳐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월 내구재 주문은 5.3% 감소했다. 이는 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마저 밑도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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