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실 (Nurse station) 냉장고에는 그렇게 받은 음료수들이 가득 쌓여있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간호사실의 냉장고를 마음대로 뒤지지는 못했지만 하루 3-4시간도 잠을 못 자고 시뻘건 눈으로 유령처럼 병실을 헤매고 다니는 인턴들은 그 냉장고를 마음껏 뒤질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 Intern's fluid중에서 항상 가장 천대받는 것은 오렌지 주스들이었고 가장 각광받는 것은 콜라였습니다. 그것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 때문이겠죠? 병원에 문병가시면서 몸에 안 좋다고 하는 '콜라'를 사가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것이고 각종 과일 주스류들이 흔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영양성분은 둘째치고, 체중에 미치는 영향만 고려한다면 몸에 좋다고 하는 '과일 맛 우유'와 몸에 나쁘다고 생각되는 '콜라' 사이에 과연 큰 차이가 있을까요?
콜라가 100㎖당 당 함량이 12.6g, 사이다가 10.3g인데 비해 과일 맛 우유 역시 10.08g으로 일반적인 흰 우유가 4.42g인 것을 비교하면 그리 낮지 않습니다. 우유에 풍부한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고려한다면 흰 우유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과일 맛 우유'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결코 콜라보다 살이 안 찌는 음식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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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것 저것 따져보면 이 세상에 맘 놓고 먹을 음식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웰빙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 라는 사고 방식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주는 밥만 먹고 살던 때가 더 편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것을 어찌 하겠습니까. 유효기간만 확인하고 우유를 마시면 되었던 시대는 이제 갔고, 식품첨가물과 각종 가공식품의 영양 구성표도 읽어낼 줄 알아야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주부님들은 정말 힘드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