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신혼여행 하면 해외 유명관광지로 떠날 법 하지만 이들 부부는 색다른 선택을 했다. 지난 23일 결혼식을 올린 박세영(34,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윤기자(32,신부) 부부. 24일 신혼여행을 떠난 이들은 천안에서 1박을 한 뒤 25일 태안 원북면 황촌리 모재 해변을 찾았다.
태안군청 관계자는 “처음에 자원봉사 문의전화가 왔을 때 신분을 밝히기를 꺼려했었다”며 “나중에 알고 난 뒤 고마운 마음에 군청에서 이들 부부에게 1박을 할 수 있는 숙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신혼여행을 제안한 쪽은 신부인 윤씨다. “평소 뉴스를 통해 태안 소식을 접한 후 피해 어민들의 안타까움을 보고 자원봉사를 해보자고 남편에게 제안했다”며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냐고 남편이 물었지만 망설임 없이 ‘태안으로 떠나고 싶다’”고 했다.
주변 지인들도 태안으로 가겠다는 이들 부부에게 ‘농담하냐’, ‘돈이 없냐’는 식으로 폄하하며 믿어주질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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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으로 떠난 이들에겐 또 하나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신혼여행가서 돈을 쓸 거면 서해안을 여행하며 국내에서 써보자고 했다”며 “직접 와보니 뉴스로 접하는 것과는 너무 달랐다. 자연에게 못할 짓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고 했다.
윤씨는 또 “해변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남편이 슬그머니 내 곁에 다가오더니 ‘데려와 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어떤 고난과 역경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남편 박씨도 "해외여행은 언제든 갈 수 있기에 포기했다. 이곳으로 인도한 아내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사회봉사 활동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산에서 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이들 부부는 오는 3월쯤 반 아이들과 함께 반드시 태안을 찾아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