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 연말 1.58불 간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2.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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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가 사상 처음으로 1.5달러대로 하락했다. 달러 약세로 원자재 투자 수요가 늘면서 국제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 오전 달러화는 유로당 1.5047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이 1.5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99년 1월 유로당 1.17달러에 출발한 유로화는 지난 9년간 달러에 대해 30% 가까이 절상됐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여 107.18엔으로 전일대비 0.8% 떨어졌다. 달러화는 16개 주요 통화 가운데 14개 통화에 대해 하락중이다.



이날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은 101.35달러까지 올랐으며, 브렌트유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기록했다.

◇ 미 경기침체 우려, 달러 가치 끌어내려

달러 약세는 미국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하고 지난해 주택가격이 2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가중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비해 독일의 2월 기업신뢰지수(Ifo)가 예상 밖으로 상승하는 등 유럽 경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유로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특히 "신용시장 위기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인플레이션보다 미 경제에 더 큰 위협"이라는 도날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의 발언이 달러 하방 압력을 더했다.

여기에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형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내달 18일 열리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3%로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4%로 반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이틀간 예정된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경기 하강을 인정하고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다면 달러 추가 급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시에떼제네랄(SG) 외환매매 대표인 사이토 요지는 "달러는 지금 고통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버냉키 의장은 통화정책만으로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뱅크는 앞으로 3개월 동안 달러/유로 환율은 1.5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스코티아 캐피털은 올해 말 1.58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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