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인선놓고 손학규-유우익'신경전'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2.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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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익 "부족해도 덮어달라" 주문에 孫 "큰담요 준비해야"

26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유우익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의 회동은 겉으론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두 사람간에 오간 말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국무위원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회생의 기대를 안고 탄생한 만큼 경제회복에 진력해달라"는 손 대표의 덕담은 이내 '공직자 윤리'라는 메시지로 옮아갔다.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둘러싸고 꼬리를 무는 각종 의혹을 겨냥한 셈.



"덕담만 해야 하는데 쓴소리를 하겠다"고 입을 연 손 대표는 "최초의 인사에서 국민들이 표현을 하든 안하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는 재산이 없는 사람이지만 재산 많은 것을 탓하는 사회가 돼선 안된다"면서도 "그러나 부자가 되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과 공직자 윤리 문제는 별개"라며 "공직자가 돈을 버는 데, 특히 없는 사람의 가장 큰 한인 부동산 늘리는 데 신경을 썼다면 국민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제대로 된 국가관과 국민들이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윤리적 가치, 도덕성을 갖춰야지 오직 능력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다는 건 삼가야 할 가치 기준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유 실장도 지지 않았다. 그는 "물론 손 대표의 성에 다 차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훌륭한 분들을 모시려고 애썼고 한사람 한사람이 귀중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지 말고 세심히 능력과 자질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격동의 시대를 지나면서 (탈) 한점 없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국회에서 크게 보고 완벽하지 않은 부분은 포용하고 관용이라는 큰 틀의 시각으로 임해달라"고 했다.


유 실장이 마무리발언으로 "부족하면 덮어주셔야지 다 드러내면 어떡하냐"고 하자, 손 대표는 "담요 큰 것을 준비하라"면서 뼈박힌 말로 응수했다.

한편 전날 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던 손 대표는 "어제는 속없는 사람이 됐다. 내가 가고 싶은 자리(대통령직)인데 하루종일 남의 자리 취임축하에 일정을 다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낙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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