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른팔'의 장관 인선 '쓴소리'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2.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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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새 정부 장관 인선 '아슬아슬'"...대통령 내가 만든 거 아냐

"지금 진행되는 정부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아슬아슬하다".

10년 만에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뀐 통합민주당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한나라당 현역 의원의 말이다. 그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최측근이자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인 정두언 의원(사진)의 주장이다.

李대통령 '오른팔'의 장관 인선 '쓴소리'


정 의원이 26일 '뒤늦게 대선을 마무리하며'라는 개인 논평을 냈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 경선과 대선 과정의 소회, '4.9 총선' 전망 등이 망라된 길지 않은 글을 공개했다.



글의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나라당의 압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4월 총선을 논한 부분과 새 정부의 장관 인선을 평가한 대목.

그는 "이제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나는 당초부터 대부분의 사람이 예상했듯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한다고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민심은 격변하는 것이고 국민은 권력이 오만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지금 진행되는 정부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뤄지는 것 같은데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른바 '부자내각' 논란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새 정부 일부 각료 인사를 겨냥한 말이다. "국민은 권력이 오만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는 맥락을 감안하면 장관 인사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오만함'에서 비롯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당과 후보들의 안이함도 질타했다. 그는 "전국의 모든 한나라당 예비 후보들은 자기가 상대 당 후보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다니지만 이게 바로 판단 미스의 빌미가 된다"며 "수도권 표밭은 지금부터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세상에 거저 먹기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말들을 한다.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도대체 누가 대통령을 만든다는 말인가"며 "대통령은 하늘이 만든다는 말이 차라리 맞다. 나 자신도 내가 대통령을 만든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될 사람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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