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선진국 침체해도 최대 5%성장"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2.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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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코웨이 슈로더 투신운용 주식운용 총괄 헤드

"이머징마켓,선진국 침체해도 최대 5%성장"


이머징마켓이 미국 등 선진국시장 의존을 탈피했으며 미국 등 선진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0~5%의 성장을 구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많은 이머징 마켓이 앞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의 안전한 피난처가 될 것이며 올해 이머징마켓 증시 투자수익률은 15~20%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슈로더 이머징마켓 주식운용 총괄 헤드인 앨런 콘웨이는 26일 "이머징마켓의 성장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선진시장에 대한 비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은 최근 더욱 확연해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세계 최대규모의 브릭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콘웨이는 이날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여의도에서 개최한 '2008년 이머징마켓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머징마켓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며 지난 수개월동안 증시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평균보다도 더 저렴해졌다"고 설명했다.



콘웨이가 꼽은 대표적인 이머징마켓으로는 한국을 포함해 태국 베트남 브라질 콜럼비아 러시아 터키 등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거품이 빠졌지만 여전히 고평가돼 있으며 A주는 아직 비싸지만 H주는 매력적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내부모델로 분석한 결과 '탑6'에 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투자확대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5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7배, 주가수익성장률(PE/G)은 0.6%로 가장 저렴한 시장이며 거시경제측면도 경제성장률이 중국이나 인도처럼 높진 않지만 4.5%로 높은편이라는 이유다.

또 드물게 재정흑자를 기록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경제 펀더멘털이 강하고 밸류에이션이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이머징마켓 성장 동력은 내수 및 역내거래"

과거 이머징마켓은 대미수출 등 선진국과의 교역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내수나 이머징마켓간 거래를 통해 성장하는 추세로 전환했다는 것이 콘웨이의 설명이다.

따라서 과거 미국이 감기에 걸렸을 때 이머징마켓이 앓아눕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이머징마켓의 자금이 선진국을 구제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지적이다.



UBS통계에 따르면 전체 이머징마켓의 대미수출비중은 지난 2000년 25%까지 올랐으나 지난 해 3월에는 16~17%까지 떨어졌다.

이머징마켓간의 거래 역시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규모를 앞질렀다.

한국 태국 싱가로르 말레이시아 등 이머징 아시아국가들은 과거 미국이 주된 수출대상국이었으나 2004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규모가 미국을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출한 통계에서도 전체 기업이익의 54% 및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시가총액의 58%가 이머징마켓 내수와 연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특히 국내수요가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실질GDP에 대한 부문별 순수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지난 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내수의 기여도는 10%에 가까워지며 상승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등은 선진국만의 문제다"



최근 선진국들의 겪고 있는 위기의 진원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다. 2001년 이후 미국의 가계대출비중은 100%에서 136%로 증가했으며 지난 6년간 가계대출은 이전 40년간 증가분 수준만큼 증가했다.

미국 주요 대출기관 모기지자산의 13%는 담보가치에 미달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추가적으로 10% 더 하락하면 담보가치 미달분은 56%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택 매물 가운데 3분의 1은 저당 차압상태다.



콘웨이는 이런 문제에 대해 "선진국만의 문제이며 과거와 같은 이머징마켓의 외환위기는 오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IMF와 모건스탠리의 2005년 GDP 대비 가계대출비중 통계에서 선진시장 평균은 58.0%를 기록한 반면 이머징 아시아 평균은 27.5%, 이머징 유럽은 평균 12.1%, 중남미는 평균 9.2%에 그쳤기 때문이다.

낮은 가계대출 비중은 오히려 향후 높은 소비 성장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미 달러화 약세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 효과로 이머징마켓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견조하다"

도이치방크, IMF, UBS등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선진국에 비해 3.3%나 높다.



지난 해의 GDP에 대한 경상수지도 4.9%포인트나 높았으며 올해 역시 3.6%포인트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수지는 지난 해 0.8%포인트 높았고 올해는 0.9%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채무는 지난 해 41.9%포인트나 낮았다. 선진국에 비해 이머징마켓의 정부채무가 현저히 낮은 것은 경제적인 외부충격에 대해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머징마켓의 외환보유고는 GDP에 비해 32%나 돼 역사적인 최고를 기록했다. 앨런 콘웨이는 이에 대해 "이 같은 외환보유고는 러시아 뿐 아니라 헝가리까지 전부 사들일 수 있는 여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순외채가 지난 해 이후 급감하면서 순채무국에서 순채권국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콘웨이는 "이머징마켓은 향후 수년 동안 선진국 대비 연 3.5~4.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증시 조금만 더 빠지면 투자비중 확대할 것"

콘웨이는 최근 중국시장의 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콘웨이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증시가 조금만 더 빠지면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수출이 계속 줄더라도 정부지출을 통해 수출둔화로 인한 GDP성장률 악화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이 둔화해도 GDP성장률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에서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수출증가에 대한 기여도 역시 북미비중이 계속 줄어 20%를 하회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가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이 대미수출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콘웨이는 중국의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총 고정자본형성비율은 한국이 크게 성장했을 당시 42%, 싱가포르는 57%, 일본은 60년대 38%였으며 현재 중국의 고정자본투자는 41%로 가장 적절한 비율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2006년 11월부터는 중국 소매매출 증가율이 미국을 추월했다. 앞으로 4억명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전체 인구가 이동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중국이 성장하고 부가 증가하면서 소득 증가 및 소비 증가로 소비매출 증가율은 더 오른다는 것이다.

콘웨이는 "현재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돼지고기 등 소비시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돼지의 경우 번식이 빨라 돈육 공급은 수요를 조만간 따라잡게 될 것"이라며 "내부 평가모델에 따라 상위 6개의 이머징마켓에 투자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중국은 7위에서 최근의 주가조정으로 6위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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