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원이 '존경받는 타타' 비결

뭄바이(인도)=김익태 심재현 기자 2008.02.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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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의 어메이징 기업]<12-3>인도 타타모터스 드베시스 레이 이사

사회환원이 '존경받는 타타' 비결


"타타는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환원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24일 인도 뭄바이 타타그룹 본사에서 만난 드베시스 레이(사진) 타타모터스 홍보담당 이사. 그의 목소리에는 인도 '국민기업' 임원이라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 선즈(Tata sons)' 주식의 66% 가량은 '도랍 타타경 트러스트'와 '라탄 타타경 트러스트' 등 자선재단이 보유하고 있다.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타타그룹. '타타가 돈을 벌면 벌수록 인도에 좋다'는 인도 국민들의 생각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재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드베시스 이사는 "아무 문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재단에 기부하고 남은 돈을 투자금으로 써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그의 답변에는 한치의 주저함이 없었다.

계열사인 타타스틸은 8시간 노동제(1912년), 유급휴가제(1920년), 성과급제(1934년), 퇴직금제(1937년)를 인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8시간 근로제는 36년, 퇴직금제는 35년이나 정부 입법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사회환원이 '존경받는 타타' 비결
7개 분야, 90여개 기업, 직원수 21만명. 우리나라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상호출자 등의 폐단은 없었다. '독립성 존중'이 비결로 꼽혔다.

그는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탓에 각각 하나의 별도 기업이나 다름없다"며 "지난 10년 간 계열사들은 각자 원하는 대로 사업을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다 쓰는 일도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최근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타타그룹의 성공 뒤에도 이처럼 피인수 기업의 독자 경영을 존중하는 방침이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드베시스 이사는 "타타그룹은 직접 이끌어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며 "계열사 운영도 해당 시장을 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피인수 기업에 기회를 줄 때 장점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개의 군소정당이 난립, 노조와 손잡고 크고 작은 파업을 일으키는 인도. 하지만 타타그룹은 안정적인 노사관계로 유명하다. 그룹 내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타타자동차. 1988년 이후 20년째 무파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타타스틸은 1928년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파업이 일어났다.

그는 "노조와 철저한 의사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경영진 의사결정시 노조승인을 받진 않지만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한다"고 강조했다.



눈 앞의 수익에 급급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사회환원 약속을 지키며 노사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타타그룹. 이 곳에서 우리가 바라는 기업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타타의 전진은 노사관계 개선, 사회공헌투자 등 단단한 내부 단속 덕"이라며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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