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제경제의 변방에 놓여있던 이 인도 기업의 행보에 세계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인도의 정보통신(IT)과 제약업체들이 전세계로 팽창하기 시작한 전조라는 점를 간과한 것이다.
![↑ 잠셋푸르의 타타스틸 공장.](https://thumb.mt.co.kr/06/2008/02/2008022613101955531_3.jpg/dims/optimize/)
타타스틸은 순식간에 세계 5위 철강업체로 도약했다. 타타스틸의 창립 100주년에 이뤄진 이 이벤트는 전세계에 '인도' 기업의 이미지를 크게 각인시켰다.
![↑ 타타티(茶)와 테틀리티.](https://thumb.mt.co.kr/06/2008/02/2008022613101955531_1.jpg/dims/optimize/)
누란의 위기에서 그룹을 구한 것은 라탄 타타(70) 현 회장이다. 창업자 잠셋지 타타의 손자다. 경영권을 넘겨 받은 이 구원투수는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몰두했다. 자회사들에 '세계 3위 진입 가능여부' '국제경쟁력' '수익성' 등 3가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화장품·쿠킹오일·섬유·시멘트 등이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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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직원 7만8000명 중 4만명이 해고됐다. 철강·자동차와 같은 주력사업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라탄 타타는 1998년 '인디카'라 불리는 인도 최초의 토종 국민차를 만들며 첫번째 도박에서 성공을 거뒀다.
![한해 20개 기업 삼키고 1억弗 기부…타타의 도전](https://thumb.mt.co.kr/06/2008/02/2008022613101955531_4.jpg/dims/optimize/)
2005~2006 회계연도의 그룹 총 매출액은 219억 달러. 30억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2006~2007년 매출은 두배가 넘는 5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코러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탓이다.
◆세계 M&A의 새 강자= 10년간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이뤄지자 라탄 타타 회장은 중대 결단을 내렸다. 제2의 성장동력으로 인수·합병(M&A)을 선택한 것. 타타 티의 테틀리티 인수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 전략은 타타스틸의 코러스 인수로 정점에 달했다. 1991년부터 2003년까지 타타그룹의 해외기업 인수 실적은 연평균 1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5건, 2005년에는 10건, 급기야 2006년에는 20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타타그룹의 끝없는 식욕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라탄 타타 회장이 직접 나서 영국 자동차 업체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를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AFP와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타타는 재규어·랜드로버 인수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짓고 3월 5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타타그룹의 행보는 인도의 경제 성장을 대변한다. 고도성장으로 축적된 자본을 토대로 인도기업들이 전세계 M&A 시장에 절대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6년 M&A 거래는 총 600억 달러, 불과 4년만에 6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M&A 규모의 48% 가량이 해외에 투자됐다. 인도 기업들이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을 세계적인 기업 인수에서 찾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엔 '간디' 경제엔 '타타'=타타그룹은 인도 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인도 정치에 간디가 있다면 경제에는 타타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 뭄바이 소재 타타 사회과학연구소(위)와<br>
타타 암전문 병원(아래).](https://thumb.mt.co.kr/06/2008/02/2008022613101955531_2.jpg/dims/optimize/)
타타 암전문 병원(아래).
창업주의 이런 정신은 타타의 독특한 지배구조와 이윤의 사회환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타가족의 그룹 내 지분은 타타선즈의 가족 지분 3%를 통해 운영된다. 타타 가족이 설립한 타타트러스트와 타타선즈 등 자선기금이 65.98%를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 지분의 3분의 2를 자선단체들이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타타선즈는 이익금 중 약 60%를 자선기금으로 사용한다. 매년 1억 달러 가량이 사회에 환원되고 있는 셈이다. 인도 정치가들이 타타그룹에는 정치자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