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사자' 경쟁…하루동안 20% 폭등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2.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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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가격이 하룻동안 20%나 폭등하며 전세계적인 물가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곡물 거래소에서 빵을 만드는데 쓰이는 최고급 제품인 봄 밀 가격은 부셸당 3.89달러, 20.2% 오른 23.1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당연히' 사상최고치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주문을 확보하자는 경쟁이 붙었고 여기에 경기침체를 피해 유동성이 밀 시장으로 유입됐다. 제품과 유동성 수급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밀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서 밀가격은 올들어 110% 이상 올랐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역대 최대였다. 팽팽한 수급이 유지된 가운데 세계적인 밀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이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기름을 부었다.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카자흐스탄 마저 국내 밀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수출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흐메찬 예시모프 카자흐스탄 농산부 장관은 "국내 물가가 20%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한 조치로 밀 수출에 관세를 부과해 수출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곧 수출을 줄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되는 밀은 단백질과 글루텐이 풍부해 북미산과 같은 고품질로 취급받는다. 가뜩이나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한 품종이다.

유가의 뒤를 따라 주요 상품 가격이 사상최고가로 오르면서 인플레 압력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시카고에 있는 '아이오와 그레인'의 게빈 맥과이어는 "제분, 제과업자들은 거의 심리적인 공황 상태다. 역사적인 기록이 의미를 잃고 있다. 모든 전통적인 규칙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우려를 수반한 가격 급등은 또다른 수요를 낳고 있다. 선점 경쟁이 붙은 것이다. 이라크와 터키는 재고를 가득 채우기 위해 밀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했고 전문가들은 중국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뭄으로 이 다음 밀 수확이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세계 밀 생산량은 호주와 캐나다 유럽연합(EU) 지역의 기상악화로 매우 빈약하다. 이에 따라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어느 때보다 많은 수요를 체감하고 있다. 미국내 재고는 60년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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