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막내린 李대통령 취임식

오상헌 조철희 조홍래 기자 2008.02.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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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국민적 기대속 취임, 선진화 원년 선포

제 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축제의 장'으로 치러졌다. 전직 대통령, 국내외 귀빈, 국민 참여자 등 약 5만여명이 참석한 취임식은 새 대통령에 거는 전국민적 기대와 바람으로 충만한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섬기는 정부', '실용정부'의 구상을 밝히고 경제살리기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축제로 막내린 李대통령 취임식


# 李대통령 '선진화 원년' 선포= 이날 오전 10시53분. 김윤옥 여사와 함께 여의도 정문에 도착한 이 대통령이 역사적인 취임식장에 들어섰다. 국회 정문부터 약 200m를 걸어들어 온 이 대통령 내외는 청사초롱을 든 남녀 어린이의 안내를 받아 단상 위에 착석했다. 연단 위에 자리한 900여명의 내외빈들과 5만여명의 참석자들이 새 대통령의 입장을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오전 11시. 행정자치부 의전관의 개식 선언으로 공식 취임식의 막이 오르자 행사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에 이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내용의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국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특별 제작된 T자형 연단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엄숙히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며 실용정부의 구상도 거듭 강조했다.



# 떠나는 盧대통령 따뜻히 환송= 취임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고향인 봉하마을로 떠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환송했다. 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으부터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지위를 넘겨받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승용차에 탑승한 노 전 대통령을 환송한 후 입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 정문까지 걸어서 퇴장했다.

참석자들은 입장할 때 받은 태극 '3색(빨강, 파랑, 흰색) 머플러'를 흔들며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은 전용 승용차에 타기 전 참석자들에게 답례의 손을 흔들어 보인 뒤 취임식장을 떠나 청와대로 향했다.


# 전직대통령·라이스 등 외빈 대거참석= 전직 대통령 4명이 취임식을 지켜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는 풍경도 연출됐다. 단상 오른쪽으로 이 대통령 부부 옆에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착석했다. 건강을 이유로 불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제외한 김대중.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도 연단 한 켠에 함께 자리했다.

이밖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 부부,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 부부, 유스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 부부 등 외빈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섬기는 정부'의 원칙에 따라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류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 김인종 경호처장 내정자를 뺀 새 정부 장관 내정자와 청와대 수석내정자, 인수위원들은 모두 무대 아래에 착석했다.

# 식전행사 이채로운 볼거리 풍성= 공식 취임식에 앞서 열린 식전 행사에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연출돼 취임식의 흥을 돋았다. 개그맨 김학도씨, 김제동씨, KBS 아나운서 최원정씨가 사회를 맡은 식전 행사의 주제는 '시화연풍(時和年豊)'.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뜻으로 이 대통령이 신년 사자성어로 택했던 말이다.

행사는 △전국민의 희망을 모아, △대한민국 비전을 세우며 △새로운 미래를 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릴레이 퍼포먼스로 진행됐으며 취임준비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작곡한 '시화연풍 아리랑'이 연주돼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소리꾼 장사익씨가 국악연합합창단과 중앙무용단과 함께 '어화시절 좋을시고', '풍년가' 등의 무대를 선보였고 나눔을 실천하는 가수 김장훈씨와 비보이 '라스트포원'의 공연은 참석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 5년만의 이벤트...꼬리문 행렬= 이날 취임식은 이른 아침부터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역사적인 현장을 경험하기 위해 몰려든 국민들로 북적거렸다.

영하를 기록한 쌀쌀한 날씨에도 오전 5시부터 취임식 참석을 위해 국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행사장 입장이 시작된 8시30분부터는 국회 정문과 동문 출입구가 발디딜틈없이 붐빌 정도였다.

일반시민으로는 가장 먼저 취임식장에 입장한 심은호(57)씨는 "오전 6시 국회 앞에 도착했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이 대통령이 꼭 경제를 살리고 국민 모두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민들의 바람은 한결 같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이영숙(66)씨는 "요즘 서민들이 살림살이가 많이 어렵다"며 "새 대통령이 경기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국회 주변건물 경호원 배치, 폭발물 탐지견도= 취임식 행사는 철저한 보안 경비 속에서 치러졌다. 여의도역과 국회 주변을 비롯해 취임식장에는 경찰 5000여명과 경호요원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국회 정문과 동문 등에는 약 80개의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으며 취임식 참석자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철저한 보안 절차를 밟았다. 경호원들은 특히 200여명의 내외빈과 전직 대통령이 자리하는 국회 본청 앞 단상 주변을 철통같이 경계했으며 행사장 내에는 폭발물 탐지견도 눈에 띄었다.

취임식장을 둘러싸고 있는 국회 본청과 국회도서관, 의원회관 옥상은 물론 국회 정문 맞은 편의 건물에도 경호원들이 배치돼 철통 보안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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