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박스권…美증시 어디로 갈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2.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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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뉴욕증시는 한마디로 호재와 악재가 뒤섞이는 혼돈의 하루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주초 암박이 AAA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 소비, 물가, 주택 경기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 한꺼번에 나온다.

신용경색이 지난 여름 최초로 금융시장을 강타한 이후 어느덧 6개월이 지나고 있다. 미증시 방향성도 1분기 공방을 거쳐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방향성 탐색의 기준이 되는 경기지표가 다수 나오는 이번 주는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시기가 될 수 밖에 없다.



JP모간에서 큰손 고객들에게 자문을 해주고 있는 한스 올센 씨는 "증시가 추가하락할 수 있다. S&P500지수는 1300을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센은 "시간이 지나 연말이면 기분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경제와 금융 전문 사이트인 'RGE 모니터'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리스쳔 메네가티는 "경기침체기 증시는 30% 조정을 거치는 경향이 있다. 올해 경기침체 정도에 따라 이 정도 하락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도 15% 정도의 추가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우지수 올해 흐름. 연초 급락후 한달간 횡보다우지수 올해 흐름. 연초 급락후 한달간 횡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한 달간 다우지수가 1만2866에서 1만1953, S&P500지수는 1418에서 1312의 박스권에 갇혀있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종목 선정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이트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제이슨 데세나 트레너트 수석 전략가는 "어느 정도 바닥을 형성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시장이 정상화됐다는 보다 분명한 신호가 없을 경우 지나친 낙관은 자제해야한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에서 계량과 파생상품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사이먼 엠리치는 "옵션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사는 상황"이라며 "하락을 대비한 옵션 매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때 어느 정도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를 둘러싼 변함없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주택 경기 침체다. 월요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기존 주택 판매를 발표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 평균치는 1% 감소한다는 것이다. 수요일에는 상무부가 신규 주택 판매를 공개하는데, 이 역시 약간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 재고가 쌓이는 점도 문제다. 수요가 약하다는 방증이다. 재고가 줄어든 이후 주택 가격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재고가 의미있게 줄어들 수 없다고 예상하는 상황이다.

금요일에는 개인 소비와 지출이 발표된다. 0.2%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 수치를 조금이라도 밑돌면 증시에 악재로 충격을 줄 수 있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 급등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화요일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되는데 전달 0.1% 하락한 것과 달리 1월에는 0.3%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수요일 예정된 1월 내구재 주문은 전달 5.2% 증가에서 3.5%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요일에는 시카고구매관리자지수가 나오며 증시에 경기침체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준(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적지않다. 은행들이 저금리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이를 시중에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나 기업에서 대출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주택시장이나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수요일과 목요일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 그리고 통화정책에 대한 판단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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