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키르기즈스탄에서 돈脈을 찾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2.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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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소국서 수천억 사업 기회 발굴

총면적은 남한의 2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우리나라의 20분의1 수준.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중앙아시아의 소국, 키르기즈스탄. 이곳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돈을 벌 기회가 있을까.

우리은행의 키르기즈스탄 진출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자원 대국도 아니고, 선진 국가도 아니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중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도 수천억원대 사업 기회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키르기즈스탄 비쉬켁시에서 비쉬켁시 관계자들과 우리은행을 주간사를 하는 한국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3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과 공동협력을 위해 키르기즈스탄 비쉬켁시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우리은행과 건설사 그룹 및 자문그룹으로 구성되고, 자문그룹에는 어스트&영(Ernst&Young)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광장 등이 포함됐다.



3개 프로젝트는 △187헥타르(ha)의 신도시 건설(1차: 상하수도 등 인프라 구축, 2차 아파트, 공공시설 건설) △쓰레기 수거/ 분류 사업 △공공운송 사업(500대의 비스 및 택시 도입) 등이다.

사업 규모는 공공운송 사업이 300억원, 쓰레기 수거/분류 장비구입 사업 300억원, 신도시 건설 1차 사업이 6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신도시 건설 2차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총 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3개 프로젝트는 모두 비쉬켁시청과 한국컨소시엄이 공동출자방식의 JVC(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해 추진한다. 일부 사업비는 자본금으로 일부는 대출로 충당하게 된다.


대출은 3개 프로젝트 모두 비쉬켁시의 보증을 기본으로 하되 신도시건설사업의 경우에는 자원개발권 수익을 담보로, 쓰레기 수거/ 분류 사업 및 공공운송 사업은 비쉬켁시의 재정 지원과 아시아개발은행의 추가 보증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비쉬켁시의 1년 예산이 1500억원 정도에 불과해 시당국의 보증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들 프로젝트들을 통해 연간 20% 내외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비쉬켁시와 긴밀하게 협조해 SOC 사업 참여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키르기즈스탄의 대규모 아파트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구소련 붕괴후 10~15년간 아파트 등 주택 공급이 미미했던 키르기즈스탄에서 주택난 해결은 국가적인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유명 가수 출신인 구창모씨가 대표로 있는 현지 시행사 '아티스글로벌'이 키르기즈스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우리은행이 이 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형태로 참여했던 것. 우리은행의 PF 대출은 자금 조달은 물론 사업자체의 신뢰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됐다.

국가적인 과제에 큰 도움이 됐으니 키르기즈스탄 정부 입장에서도 '우리은행'이 갖는 의미는 각별했을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 PF에서 SOC와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연계한 패키지 프로젝트는 아마도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키르기즈스탄 정부와의 윈윈, 자원 외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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