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450만종 보관 '노아의방주' 문연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2.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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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사라질 수 있는 식용식물 종자를 보존하는 '노아의 방주'가 노르웨이에 문을 연다.

EU옵저버에 따르면 조세 바로소 EU집행위원장과 노르웨이 수상 젠스 스톨텐베르크는 26일 노르웨이 스발바르 섬 자연재해나 지구온난화로 멸종할 위기에 처한 식용식물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종자저장소 개관식에 참가한다.

북극 근해에 위치한 이 섬 지하 130미터 동굴에 위치한 '스발바르 세계종자 저장소'는 450만 종의 곡물 종자 샘플을 영하 18도 이하의 온도에서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발바르는 '추운 해안'이라는 뜻.



수세기 안에 해수면 상승이나 영구동토 해빙 등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이 곳에 지어진 스발바르 저장소는 지난 21일 리히터 강도 6.2도의 지진이 닥쳤을 때도 버텨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곡물다양성 보호위원회'의 캐리 포울러 위원장은
종자 저장소는 수백년 이상 종자를 보관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지금과 같은 기온에서라면 밀이나 보리, 콩 같은 곡물들은 1만년까지 저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콜롬비아와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과 시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케냐 등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캐나다 등 북미 국가들에서 종자들이 속속 이 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페루는 이곳에 수천 종의 감자 종자와 3만종 이상의 콩과 수가지 종류의 식물 종자를 이곳으로 실어보낼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의 국제곡물 연구기관인 '국제 쌀 연구기구(IRRI)'도 120개국에서 모인 7만 종의 쌀 종자를 스발바드 저장소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스발바르 저장소의 소유·관리권한은 650만유로(91억3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한 노르웨이 정부가 갖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 식용작물 종자를 저장한 국가들은 그 소유권을 갖게 되며, 이들 국가의 허가 없이 무단 반출은 불가능하다.


EU옵저버는 "지난 30년간 식용식물 다양성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며 "인류 역사상 지금까지 7000종의 식물이 식용으로 쓰였지만 현대에 식용으로 쓰이는 것은 150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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