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제팀장=강만수? 곽승준? 이명박!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2.2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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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대 개막]

이제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키가 이명박 정부의 초대 경제팀으로 넘어간다.

겉보기에 경제팀은 강만수(63) 기획재정부 장관(이하 후보자)-이윤호(60) 지식경제부 장관-김중수(61) 청와대 경제수석의 3각 구도다. 그러나 실제로는 2명을 더 봐야 한다. 우선 곽승준(48)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다. 고강도의 규제개혁과 민영화가 곽 수석 주도 아래 추진될 공산이 크다.

나머지 1명은 바로 이명박 당선인이다. "경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고 이 당선인 스스로 수차례 밝혀왔다는 점에서다.



◆ 청와대-내각의 균형추구=이 당선인 측이 그린 각각의 포지션은 이렇다. 일단 경제정책의 '콘트론타워'는 기획재정부다.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과 내각 사이의 메신저일 뿐이다. 대개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는 청와대 수석 쪽에 힘이 실린다는 점을 고려한 위치 설정이다. 기획재정부에 예산편성권까지 쥐어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도 초대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청와대와 내각 사이에 힘의 균형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우선 청와대와 내각에 캠프 출신 측근과 외부 인사를 각각 1명씩 배치했다. 청와대에 측근 곽승준 수석과 외부 출신 김중수 수석, 내각에 측근 강 장관과 외부 출신 이 장관을 앉히는 식이다.



또 대통령과 먼 거리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연장자인 강 장관 후보자를 앉힌 것도 힘의 균형을 추구한 것과 무관치 않다. 청와대 실세인 곽 수석은 강 장관보다 15세 차이다.

◆ 초반 주도권은 곽승준 수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기 초반에는 경제팀 내에서 곽 수석이 주도권을 쥘 공산이 크다. 특히 규제개혁, 민영화 분야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며 그라운드 전체를 누볐던 곽 수석이다. 이 당선인의 두터운 신임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한몫했다. 산업은행-대우증권 통합매각 방안이 대표적이다.


곽 수석이 맡은 국정기획수석 자리도 힘이 실리는 자리다. 주어진 임무가 규제개혁, 공공부문 혁신, 한반도 대운하 등 핵심 국정과제 추진이다. 이명박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들을 챙긴다는 점에서 의견충돌이 있을 때 언제나 곽 수석이 우선권을 갖게 돼 있다.

게다가 국정기획수석은 청와대 수석 중의 수석이다. 경제 뿐 아니라 정무 분야까지 함께 보는 자리다. '정무적 판단' 앞에 '경제적 판단'은 언제나 힘을 잃는 곳이 과거 청와대였다. 이번 정부의 청와대도 과거와 같다면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의 관계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 경제팀의 중심은 이명박=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강 장관 쪽의 입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 장관과 관료들이 곽 수석과 청와대 쪽에 끝까지 끌려다닐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관료는 "역대 정권에서 정권내 학자 진영이 관료 진영을 이긴 적이 없다"며 "관료들은 학자들 다루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그러나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은 언제나 이 당선인의 몫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경제팀의 중심은 이명박"이란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 당선인 스스로 국정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있다. 이 당선인은 그동안 "국민들이 나를 뽑은 이유는 경제를 살리라는 데 있다"고 수차례 밝혀온 터다.

곽 수석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의 '개혁적' 학자 진영과 강 장관을 위시한 정부의 '현실적' 관료 진영 사이에서 이 당선인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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