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계열사간 거래…C&C 몸만들기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2.2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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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SK 2천억 어치 매입계획…SK,SKN서 SKT 주식매입

상장을 추진하는 SK C&C의 기업가치 증진을 위해 SK그룹이 계열사간 대규모 주식거래를 통한 몸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 C&C는 SK 주식 2000억원 어치를 매입할 계획이고 SK네트웍스 (4,860원 ▼15 -0.31%)와 SK간에는 SK텔레콤 (57,900원 ▲400 +0.70%) 매매가 이뤄졌다. 주가 가치 하락 방지와 지주회사 체제 정비 등 다양한 목적이 있지만 SK C&C의 기업가치 증진도 주요한 고려 요소다.

SK의 최대주주(지분 25.4% 보유)인 SK C&C는 SK 주식 매입을 공언함으로써 SK의 주가 하락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0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인 21일에는 SK는 8.04% 올랐고 22일에도 1.79% 상승했다. 14만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를 17만원대까지 끌어올린 것.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17.19%)을 SK가 사들이는 것도 복합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SK C&C는 SK의 대주주지만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각각 SK C&C 지분 30%와 15%를 갖고 있다. SK C&C → SK → SK텔레콤 → SK C&C, SK C&C → SK → SK네트웍스 → SK C&C, SK C&C → SK → SK네트웍스 → SK텔레콤 → SK C&C로 이어지는 세 줄기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

SK와 SK네트웍스간 거래가 끝났기 때문에 SK C&C → SK → SK네트웍스 → SK텔레콤 → 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는 잘려나가게 된다. 또 일정 기간 연기가 되긴 했지만 채권단의 SK네트웍스 지분(45%) 매각 작업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네트웍스에서 현금(SK텔레콤 매각대금 2192억원)을 확보해 신사업을 구상하며 자체적인 내부 정비가 필요했을 수 있다는 것.



증권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주사 SK를 직접 지배하지 않고 SK C&C를 통해 간접 소유한 형태기 때문에 SK C&C의 상장 작업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 SK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쪽으로 계획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은 2.22%에 그치는데 비해 SK C&C 지분은 44.5%다.

계열사들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시스템 통합(SI)업체인 SK C&C가 지난 2006년 기준으로 매출액 1조1079억원, 순이익 1938억원의 알짜회사긴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손자회사 형태기 때문에 총수가 우회적인 그룹 소유의 창구로 활용하기에는 지주사 전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SK C&C에 대해 "순환출자 고리 청산 목적의 상장 추진이라면 투자자산의 현금화로 상장차익과 함께 현금흐름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SK네트웍스의 자금 소요와 주요 계열사 주가 하락 방어, SK C&C의 기업가치 증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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