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 PF 투자 열기 급랭

더벨 안영훈 기자 2008.02.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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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호평, 김해-인천 도로 등 고전..MRG 폐지로 PF 무용론

이 기사는 02월24일(13: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민자도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투자시장에서 금융회사 등의 장기투자처로 각광받았지만 정부의 투자유인책이 사라지면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자도로 PF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전직하로 냉각된 것은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모든 민자도로 사업에서 운영수입이 일정 한도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를 없애버렸기 때문.



실제로 MRG가 사라진 직후 추진되고 있는 민자도로 PF사업들은 한결같이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PF 관계자는 "MRG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에쿼티 투자와 후순위 대출을 꺼려하고 있다"며 "민자도로 PF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투자유인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은행들 울며겨자먹기 '금융주선'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금융주선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민자도로 PF사업의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

실제로 MRG없이 시행된 수석-호평 도로(총 사업비 2400억원)의 금융주선사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금융주선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KB자산운용이 운용중인 발행인프라펀드를 에쿼티 출자자로 끌어들여, 470억원의 에쿼티 출자금 중 90%를 투자하도록 해 겨우 금융주선을 마무리했다.

현재 총 사업비 7547억원 규모의 김해-인천 도로 금융주선을 추진중인 산업은행의 상황도 국민은행과 다를 바 없다.

산업은행은 실시협약상 에쿼티 출자 2000억원, 선순위대출 3283억원, 후순위대출 2264억원으로 총 사업비를 조달할 계획이다.

에쿼티 출자금 2000억원 중 180억원은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투자하고, 나머지는 FI(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모집한다.

하지만 FI 모집이 쉽지 않아 자회사가 운용하는 인프라펀드인 'KIF 2호'를 통해 6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산업은행과 보험업계, 연금에서 출자한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철회 가능성도 높아 사업구조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고 있어 다시 금융주선 구조를 짜고 있지만 수익률은 정해져 있고 리스크 헤지방안은 없어 뽀족한 방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모집 MRG 유무 '하늘과 땅 차이'

2005년 이후에 추진된 민자도로 PF사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반면 이전에 추진된 사업들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며 리파이낸싱(재융자) 과정에서도 투자자 모집이 수월하다.

이같은 차이는 바로 MRG가 있고 없음에 따른 것이다. MRG가 사라진 민자도로 PF사업는 MRG가 있을때보다 에쿼티 투자 및 후순위대출 리스크가 크다.

MRG가 있던 시기엔 선순위는 물론 후순위대출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원금보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선순위 대출만 원금보장이 가능할 뿐 나머지 투자분에 대해선 별다른 보장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통행료 책정 정책 및 추가수익 회수정책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민자도로 PF사업 투자를 외면케 하고 있다.

정부가 민자도로 PF사업의 상환재원인 통행료를 도로공사 수준에서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후순위대출의 경우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실시협약상 후순위대출 금리는 14~16%로 높은 수준이지만 선수위대출과 달리 운영후 수입이 발생해야만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후순위대출 투자자와 에쿼티 투자자가 동일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수익률은 실시협약상 수익률의 절반 수준인 7~8%에 불과하다.

도로 운영수익률이 100%를 넘어가도 대부분의 추가 이익 부분은 정부가 회수하고 있다는 점도 에쿼티 출자 및 후순위대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민자도로 PF사업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MRG없는 사업이 하나 망가져야만 대책이 나올 것이란 말까지 돌 정도로 사업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더욱이 새 정부가 통행료를 낮추겠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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