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졸업까지 사교육비 평균 4370만원"

김익태·이상배·오상연 기자 2008.02.22 15:43
글자크기

(상보)소득수준·부모학력·지역·성적 따라 사교육 양극화 심화

초등학생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키는데 사교육비로 평균 4370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까지 포함하면 약 5000만원으로 자녀 2명이면 1억원 가량이 드는 셈이다. 특히 소득 수준·부모 학력·지역·성적 등에 따라 사교육에서도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2일 내놓은 '2007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학원·과외 등에 쓴 전체 사교육비가 20조400억원으로 추정됐다. 초등학생 10조2000억원, 중학생 5조6000억원, 고등학생 4조2000억원 등이었다.



사교육을 받는 초·중·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8000원.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평균 22만2000원 꼴이다. 전체 학생 중 77%가 주당 10.1 시간의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초등학생은 89%가 월평균 25만6000원짜리 사교육을 받고 있었고, 중학생은 75%가 31만4000원을 사교육비로 썼다. 일반계 고등학생은 62%가 사교육을 받았다. 월평균 38만8000원이 지출됐다. 전문계 고등학생까지 포함할 경우 55%가 사교육에 참여, 35만9000원을 썼다.



이를 단순화하면 초등학생은 6년간 1843만원, 중·고등학생(일반계)은 각각 3년간 1130만원과 1397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셈. 12년간 평균 4370만원이 사교육비로 쓰인다는 의미다. 여기에 유치원 사교육비까지 포함하면 총 5000만원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별로는 학원수강이 47%로 가장 많았고, 방문학습지(25.2%) 그룹과외(11.8%) 개인과외(9.6%)가 뒤를 이었다. 영어과목에 대한 지출이 6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수학(5만7000원) 국어(2만2000원) 예체능·취미·교양(4만3000원) 등의 순이었다. 고등학교는 수학, 초·중학교는 영어 과목에 대한 지출이 높았다.

소득수준이 높을 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많았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가구는 매달 46만원8000원을 썼다. 사교육 참여비율도 86.3%에 달했다. 반면 100만원 미만인 가구는 25.9%가 참여했고, 5만3000원을 쓰는데 그쳤다. 두 계층간 지출 격차가 8.8배에 달했다.
"高 졸업까지 사교육비 평균 4370만원"


대학을 졸업한 아버지의 경우 매달 29만6000원을 썼지만, 최종 학력이 초졸 이하인 경우 이보다 약 4.4배 적은 6만8000원을 지출했다. 참여율도 88%와 36.6%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대졸 학력 이상의 어머니를 둔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무려 90%로 평균(77%)을 크게 넘어섰다. 사교육 참여 여부 결정 주체도 어머니(68.8%)
학생 본인(23%) 아버지(7.3%) 등의 순이었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중·고등학교 취학 학생을 둔 40대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가장 컸다. 월평균 지출액은 23만3000원으로 30대 이하 20만8000원, 50대 이상 20만1000원보다 많았다.

맞벌이(22만4000원)와 외벌이(22만6000원) 가구의 지출 차이는 별로 없었다. 반면 어머니 혼자 버는 가구와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는 11만3000원과 7만3000원으로 큰 차이가 났다.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은 1인당 월평균 30만원짜리 사교육을 받았다. 반면 하위 20% 이내는 12만원 수준이었다. 중학교 상위 10% 이내 학생은 35만2000원, 하위 20% 이내는 11만2000원을 지출해 3.1배의 격차를 보였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각각 32만8000원과 15만8000원으로 격차가 그보다는 작았다. 상위 10% 이내 학생은 89.3%가, 상위 11~30%는 87%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하위 20%의 경우 51.2%에 그쳤다.
"高 졸업까지 사교육비 평균 4370만원"
서울 지역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28만4000원을 지출한 반면 중소도시와 읍·면 지역은 각각 22만8000원과 12만1000원을 나타냈다. 서울은 사교육비를 받지 않은 비율이 19.4%에 그쳤지만, 읍·면지역은 33.6%에 달했다.

한편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벌중시 사회풍토 개선'을 사교육비 절감의 첩경으로 생각했다. '수능·논술 등 시험점수 위주 선발'과 '성적 우수학생 선발 경쟁에 치중한 대학' 등도 사교육의 주범으로 지적됐다.

정부기관 조사로는 처음 실시된 이번 통계는 지난 7월과 10월 2차례 전국 272개 초·중·고등학교의 학부모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