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높아져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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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금리인하 어렵다" 전망 잇따라

유럽 연합이 2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은 높였다. 유럽에서도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기대처럼 금리를 내리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됐다.



메릴린치의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스 바데르는 21일 "시장의 기대와 ECB의 생각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바데르는 2년전에도 ECB가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에 반해 추가 금리 인상을 정확히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다.



골드만삭스의 에릭 닐슨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현실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며 ECB는 미 연준이나 영란은행처럼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인하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럽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지난 7일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인플레 고조와 성장세 약화가 모두 유로존 경제에 위험이 되고 있다며 인플레 우려가 더 큰 위협이라던 이전 시각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 4%로 유지된 ECB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하지만 유로존의 1월 물가상승률은 3.2%로, 14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ECB의 물가 관리 목표인 2%도 크게 5개월째 상승했다. 유로존 국가인 프랑스의 1월 물가 상승률은 12년래 최고였다.

한편 ECB는 이날 올해 유로존 15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2.2%에서 1.8%로 내렸다.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당초 2.1%에서 2.6%로, 유로화가 통용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로 상향했다. EU는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성장률 (하강) 리스크는 상당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유로존의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가 고조되면서 ECB가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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