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도는' 세상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8.03.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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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취재후기]

'부자'가 되기 위한 서민들의 도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테크 광풍 속 너도나도 '돈맥' 잡기에 혈안이다. 그러나 한켠에서 '부자'가 되기 위한 재테크가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는 <부유층 되는 방법 6가지>라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2월4일 기준 조횟수만 무려 6801회. 그 화제의 글이 제시한 방법은 '1.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면 된다. 2. 부자와 결혼하면 된다. 3. 로또 당첨되면 된다. 4. 기발한 물건 발명하면 된다. 5. 장사해서 성공하면 된다. 6. 빤스 한 장 빼고 전 재산 펀드에 10년 묻어놓으면 된다.'



사실상 이중 어떤 방법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1~4번은 그야말로 '선택받은 사람들의 복'이고 5번이야 시도할 수 있다 해도 성공확률은 높지 않은 방법이다. "자본없이 영세하게 시작하는 장사는 힘들고 큰 돈을 투자해야 큰 돈 번다"는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번? 그 글의 필자는 이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펀드는 누구나 쉽게 시도해볼 수 있다. 물론 전 재산을 10년 묻어놓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말이다.



여하튼 그의 결론은 이랬다. "마루타가 돼서 10년 버텨보고 부유층 되는지 노숙자 되는지 꼭 알려주겠다"고 한다.

과연 '대쪽 소신'이라 박수쳐야 할지 '미련한 선택'이라 비웃어야 할지 아직 아무도 결론을 내릴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든 그는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불안의 시대'이니 말이다.


최근 물가불안, 주가 하락, 정권 교체 등과 맞물려 '길 잃은 돈'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 상품을 유행으로 소비하는 행태는 이제 낯설지 않다. 펀드가 인기면 펀드로 몰리고, 부동산이 뜬다 하면 부동산으로 몰려가고 특정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일반 은행보다 1%포인트라도 높으면 거기로 대거 몰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이미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대한민국 경제 뒤켠의 씁쓸한 단면이다. 재테크를 투기로 여기는 행태가 언제쯤이면 고쳐질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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