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펀드엔 '오일기업'이 없습니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2.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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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화된 오일사업 특성때문...오일머니 효과에 투자

중동·북아프리카(MENA : Middle East & North Africa) 지역이 글로벌 증시 약세의 대안 투자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매력은 고유가의 최대 수혜지라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유가 100달러' 시대의 수혜를 노리는 중동펀드에서 오일(Oil) 관련 기업은 찾기 어렵다. 이는 중동 지역 국가의 독특한 경제구조 때문이다.



△'오일' 대신 '오일머니'에 투자
중동 지역에 투자하는 핵심포인트는 '오일머니'(Oil Money)다. 대부분 오일 관련 사업은 국유화돼 직접투자가 어렵다. 그러나 산유국으로 유입되는 막대한 부(富)는 내수와 투자를 촉진시킨다. 즉, '오일' 대신 '오일머니'에 투자하는 셈이다.

마크 크롬바스(Mark Krombas) SGAM UK 수석운용역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경제는 유가의 영향을 받지만 상장된 업체가 거의 없다"며 "고유가의 수혜를 입는 은행, 부동산, 금융 등 내수산업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동 GCC(걸프협력기구) 국가들은 법인세가 없고 은행은 이자를 받지 않아 사업여건이 좋다. 고유가로 유입되는 막대한 부의 혜택이 내수로 이어지면서 통신 등 내수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상장사중 왕족 소유의 기업들이 많은데 이를 크롬바스 수석운용역은 "투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아부다비 왕족 소유의 'First Gulf Bank'는 국가가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토지에 각종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얼핏 '돈 될 것 없어 보이는' 사업이지만 이 은행은 대출조건으로 고객의 금융거래를 독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이처럼 독특한 경제와 기업구조를 이해하면 중동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유가로 인한 GDP 상승 △풍부한 경상수지흑자와 5년간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투자예산 △달러 페그제 폐지시 예상되는 중동지역 통화 가치절상 등을 투자포인트로 제시했다.

한편 마크 크롬바스는 Trans Arabian Investment Bank와 이집트 Prime Securities를 거쳤으며 2004년부터 SGAM UK 글로벌 운용팀에서 아랍지역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기은SG운용의 '프런티어중동주식' 펀드를 위탁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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