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물가 4%대 진입할까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2.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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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지표 '원재료' 등 위험신호... 국제유가도 복병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성격인 원재료 및 중간재 가격이 10년래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소비자물가에 재차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의 걱정은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로 3.9%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대에 진입할 지 여부다. 이미 한국은행의 관리목표 상한선(3.5%)을 웃돈 소비자물가가 4.0% 벽 마저 넘는 경우 심리적인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3.9% 상승에도 벌써 스태그플레이션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일단 소비자물가가 2월중 4.0%대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있고생산자물가나 수입물가 상승세가 급격해져 4.0%선 돌파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비)은 1월중 32개월만에 최고인 5.9%, 수입물가는 9년 3개월만의 최고 수준인 21.2%를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3% 올라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했던 1998년 10월(20.6%)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원재료 물가는 1998년 1월(57.6%) 이후 가장 큰 폭인 45.1% 급등했다.

원재료 물가가 치솟은 것은 가뭄으로 인한 곡물작황 부진과 바이오 연료용 수요증가 등으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및 중동지역 건설용 수요 증가세로 원유와 고철, 등 수입 광물 및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오른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은은 그러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저효과로 1월이 3.9%를 기록했으나 작년 2월의 경우 2.2%로 1월(1.7%)보다 높아 올 2월에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중반에서 안정된다고 보면 물가가 올 1/4분기에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상승세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가 한은의 예상대로 80달러대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제유가는 21일로 이틀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피크오일(Peak Oil) 시대 다가오나'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최고 1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도 "현재로선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지만 대외환경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소비자물가가 직전 4%선을 웃돈 때는 태풍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2004년 8월(4.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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